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축구 유니폼을 데님 팬츠나 스커트, 재킷 등과 매치하는 스타일링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국가대표 유니폼이나 클럽팀 저지를 일상복처럼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빈티지 축구 셔츠와 트랙 재킷, 스포츠 저지 등을 활용한 패션도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경기 관람이나 응원을 위한 의류로 여겨졌던 유니폼이 이제는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소비자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평소 블록코어를 즐겨 입는다는 지모(25·여)씨는 “축구 유니폼처럼 로고나 그래픽이 들어간 상의를 평소에도 자주 입는 편”이라며 “예전에는 응원할 때만 입는 옷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받아들여진다. 주변에서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축구가 단순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소비되면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력뿐 아니라 입장 패션과 광고 캠페인, 협업 제품까지 화제를 모으면서 축구를 둘러싼 소비 문화도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월드컵과 같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는 브랜드 입장에서도 전 세계 소비자에게 동시에 노출될 수 있는 드문 기회로 꼽힌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팀이나 선수를 응원하는 수단으로 유니폼을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디자인과 색상, 스타일링 요소를 고려해 패션 아이템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유럽 축구 클럽의 레트로 유니폼이나 국가대표팀 저지는 빈티지 패션 시장에서도 꾸준히 거래되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와 패션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관련 산업 간 협업도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테니스코어, 고프코어, 러닝웨어 등 특정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 트렌드가 잇따라 등장한 데 이어 축구 역시 블로크코어를 중심으로 일상 패션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단순히 운동복을 입는 수준을 넘어 스포츠 문화 자체를 소비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글로벌 브랜드들은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와 패션을 결합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디자이너 윌리 차바리아와 협업한 멕시코 대표팀 컬렉션을 선보였고, 나이키는 프랑스 브랜드 자크뮈스와 손잡고 축구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군을 공개했다. 스트리트 브랜드 팰리스와 나이키의 협업 컬렉션, 영국 브랜드 코르테이즈의 축구 문화 기반 제품군 등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뿐 아니라 디자이너 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까지 축구를 새로운 문화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국내 플랫폼들도 관련 수요 선점에 나선 바 있다. 무신사는 지난달 스포츠위크를 열고 국가대표팀 공식 MD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국가별 유니폼과 K리그 상품을 큐레이션하고 블로크코어 스타일링 콘텐츠를 함께 운영하며 축구 패션 트렌드를 조명했다.
브랜드들의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PXG어패럴은 최근 블록코어 감성을 접목한 ‘그린 더비(Green Derby)’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다. 축구장과 골프장이 모두 초록빛 필드라는 공통점에서 착안한 컬렉션으로, 골프웨어의 클래식한 디자인에 스포츠 유니폼 특유의 요소를 더했다. 회사 측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필드와 일상을 아우르는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 스포츠웨어는 운동을 위한 기능성 의류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디자인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일상 패션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며 “월드컵과 같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는 관련 트렌드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니폼이나 스포츠 저지를 단순 응원복이 아닌 패션 아이템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스포츠와 패션의 결합은 앞으로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