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업계에 따르면 10일 샤니 대구공장에서 베트남 국적 여성 노동자가 빵 반죽 정렬 기계에 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피해 노동자는 팔 부위에 깊은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과 이틀 전인 8일에는 아워홈 용인2공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50대 노동자가 어묵꼬치 포장라인 컨베이어벨트 회전축에 목 부위가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노동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며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두 사고 모두 과거 중대재해가 발생했던 사업장에서 다시 발생했다는 점이다.
SPC는 지난 2022년 SPL 평택공장 사망사고와 2023년 샤니 성남공장 사망사고 이후 허영인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며 안전경영 강화를 약속했다. 이후 3년간 1000억원을 투입해 안전설비 확충, 자동화, 작업환경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PC에 따르면 안전투자에 2024년 말 기준 약 835억원을 집행했다.
아워홈 역시 지난해 30대 노동자가 용인2공장 냉각 기계에 목이 끼여 숨진 사고 이후 방호설비 강화, 전사적 위험요소 관리체계 구축, 정기·비정기 안전점검 확대, 안전관리자 추가 배치 등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시행했다.

특히 이번 아워홈 사고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끼임 방지 장치인 안전덮개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장 안전관리자조차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장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로 안전투자 자체의 부족보다 현장 실행력의 한계를 지목한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기업들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안전관리 조직을 확대한다.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각종 절차와 규정을 정비하는 데도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실제 사고 위험이 높은 설비와 공정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현장에서 체감하는 안전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사고 이후 마련되는 대책이 현장 위험요인 제거보다 제도와 절차 정비에 집중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는 작업중지 해제와 생산 정상화가 시급한 만큼 단기간 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현장 위험요인에 대한 근본적인 분석보다 조직 개편이나 교육 확대, 절차 정비 등 제도적 보완에 집중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안전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기업들은 상당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며 “문제는 그 투자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상당수가 처벌 회피나 보여주기식 대책에 치중돼 있어 현장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정부의 처벌 중심, 공포에 기반한 정책 기조가 형식적인 안전관리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며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하루하루 작업중지 기간이 길어질수록 영업 손실이 커진다. 그러다 보니 번갯불에 콩 볶듯 서둘러 대책을 만들게 되고, 결국 노동부 제출용 문서에 가까운 형식적 대책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처벌 위주의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중대재해를 만든 구조적 원인에 대해서는 정부 역시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다만 아워홈이나 SPC 사례를 보면 기업들이 정부의 공포 기반 규제에 위축돼 많은 비용을 투입하면서도 실질적인 현장 안전 개선보다는 서류와 제도 정비에 치중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결국 현장의 위험요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춘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