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특수가스인 ‘중수소 암모니아(ND₃)’를 상업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성과는 국내에 생산 기반이 없어 수입에 의존하던 고부가가치 동위원소 특수가스를 자체 기술로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어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윤형철 책임연구원팀은 국내 독자 암모니아 합성 기술을 이용해 순도 99% 이상의 중수소 암모니아를 하루 7.7㎏ 규모로 생산하고, 1000시간 이상 연속 운전에도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중수소 암모니아는 일반 암모니아(NH₃)에서 수소(H)를 중수소(D)로 바꾼 물질이다.
중수소는 수소와 성질은 비슷하지만 원자핵에 중성자가 하나 더 있어 더 무겁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이런 특성 덕분에 일반 수소보다 더 안정적인 결합을 만들 수 있어 소자의 수명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활용한다.
특히 고집적 디램(DRAM)과 플래시 메모리 같은 첨단 반도체는 내부 회로가 매우 작아 작은 결함도 성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중수소 암모니아는 반도체 표면의 불안정한 결합을 안정적으로 메워주는 재료로 사용돼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기존 중수소 암모니아 제조 기술은 높은 온도와 압력, 복잡한 분리 공정이 필요해 대규모 설비가 아니면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국내에는 생산 시설이 없어 연구와 산업 현장 모두 해외 공급망에 의존해 왔다.
연구팀은 암모니아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는 질소 분자의 강한 결합을 끊도록 설계했다.
자체 개발한 루테늄 촉매에 산화바륨을 더해 질소 분자가 쉽게 분해되도록 만든 결과 기존 공정보다 훨씬 낮은 압력과 온도에서도 중수소 암모니아를 합성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중수소와 질소를 직접 반응시키는 생산 공정을 구축했다.
개발한 공정은 순도 99% 이상의 중수소 암모니아를 하루 7.7㎏ 규모로 생산했고, 1000시간 이상 연속 운전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했다.
반도체용 특수가스는 아주 적은 금속 불순물도 공정 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은 분석 결과 49종의 금속 불순물이 검출되지 않았고,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인증도 받아 공정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확인했다.
아울러 일반 압축기 대신 가스부스터 방식을 적용해 전력 사용량을 줄였고, 중수소 암모니아 1㎏ 생산에 필요한 전력 소비량을 50킬로와트시(kWh) 이하 수준으로 낮췄다.

이 기술은 반도체 공정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정밀화학 산업, 핵자기공명(NMR) 분석, 동위원소 추적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해 고부가가치 동위원소 특수가스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윤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국내 독자 암모니아 합성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공정 등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동위원소 소재 생산 가능성을 입증한 연구"라며 ”장시간 안정적 운전 경험과 저압·저온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정밀 분석 산업에 필요한 고기능 화학소재 생산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