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 기기에 들어갈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더 정밀하게 만드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반도체 패키징 최고 기술로 꼽히는 HBM4(고대역폭메모리4)보다 더 촘촘하게 부품을 연결하는 데 성공, 차세대 AR 글래스와 VR 헤드셋은 물론 AI 반도체 분야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ETRI 연구진은 AI·XR 시대 핵심 디스플레이인 LEDOS(Light Emitting Diode on Silicon)와 이를 만드는 초정밀 레이저 접합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2500PPI급 초고집적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와 초미세 레이저 접합 공정이다.
PPI는 1인치 안에 들어가는 픽셀 개수로, 스마트폰이 400~500PPI 수준이다.
연구진은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정도인 10㎛ 간격에서 약 92만 개의 연결부를 한 번에 정밀하게 접합했다.
현재 AI 반도체에 쓰이는 HBM4가 약 20마이크로미터 간격에 20만 개 안팎의 연결부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집적도를 구현한 셈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과정은 작은 레고 블록 수십만 개를 정해진 자리에 정확하게 끼워 넣는 작업과 비슷하다.
위치가 조금만 어긋나도 제품 성능이 떨어지고 불량률이 높아진다.
특히 기존 공정은 높은 열 때문에 기판이 휘거나 미세한 오염물질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ETR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자 개발한 신소재 ‘SITRAB’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마이크로 LED를 옮기는 전사 과정과 기판에 붙이는 접합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하고, 레이저 공정에서 생기는 미세 오염물질을 줄였다.
특히 상온에서도 공정을 진행할 수 있어 기판 변형과 정렬 오차를 최소화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실리콘 CMOS 회로 위에 질화갈륨(GaN) 기반 마이크로 LED를 안정적으로 올렸고, 2500PPI급 LEDOS 디스플레이 시제품도 완성했다.
LEDOS는 실리콘 반도체 위에 초소형 LED를 직접 배열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AR 글래스와 VR 헤드셋은 눈앞 가까운 거리에서 화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아주 작은 공간에 매우 많은 픽셀을 넣어야 한다.

LEDOS는 초고해상도와 높은 밝기, 낮은 소비전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어 AI·XR 시대 핵심 디스플레이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개발한 SITRAB 소재 기술은 국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관련 공정 장비는 국내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의 생산라인에서 검증을 진행 중이다.‘
주지호 ETRI 저탄소집적기술창의연구실장은 “AI·XR 시대에는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함께 이를 실제로 만들 수 있는 초정밀 접합 기술이 중요하다"며 ”SITRAB 기반 LEDOS 기술은 XR 기기를 넘어 차세대 고밀도 이종집적 플랫폼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광성 ETRI 창의원천연구본부장은 “독자 소재와 공정 기술만으로 HBM4보다 높은 수준의 초고밀도 접합을 구현했다"며 ”AR 글래스와 VR 헤드셋은 물론 국방·의료용 초소형 디스플레이와 첨단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도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TRI는 이번 성과를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학회 ‘SID 디스플레이 위크 2026‘에서 공개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11일 국제학술지 ’Microsystems & Nanoengineering‘에 게재됐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