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3일 (6)
교육감 직선제 18년…폐지론 왜 반복되나

교육감 직선제 18년…폐지론 왜 반복되나

무효표 108만표·30%대 득표 당선…이번에도 드러난 선거 한계
러닝메이트제부터 선거법 보완까지…직선제 개편론 재점화

승인 2026-06-11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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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지난 3일 서울 동작구 본동초등학교 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기표소에서 나오고 있다. 남동균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지난 3일 서울 동작구 본동초등학교 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기표소에서 나오고 있다. 남동균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교육감 직선제를 둘러싼 개편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직선제 도입 18년이 지났다. 낮은 인지도와 대표성 논란, 진영 대결 구도 등 해묵은 과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 끝나자 다시 나온 직선제 개편론

최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교육감 선거 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교육미래연대(서교연)는 8일 현행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들 후보 정보 접근이 제한된 상태에서 치러지고 있다며 직선제 폐지를 주장했다.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갈등과 부정 의혹, 후보 난립 등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했다.

서교연은 “도입한 지 20년이 다 돼 가지만 후보를 제대로 알기 어려운 선거 구조와 낮은 관심 속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러닝메이트제나 공동등록제, 임명제 등 현실적인 대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반복된 낮은 인지도·대표성 논란

이번 선거에서도 교육감 선거의 낮은 인지도와 대표성 문제가 재확인됐다. 특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는 역대 최다인 8명 후보가 출마했다. 후보가 난립하면서 표가 분산됐다. 당선자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30%대 득표율로 당선됐다.

무효표 규모도 적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 무효표는 108만8403표로 전체 투표의 4%를 차지했다. 같은 날 실시된 시·도지사 선거 무효표(43만4300표)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정당 공천과 기호 부여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유권자가 후보 정책과 자질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높은 무효표 비율 역시 이러한 한계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보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지난 3일 서울 동작구 본동초등학교 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지난 3일 서울 동작구 본동초등학교 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교육자치 확대 취지에도…18년째 되풀이되는 논란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자치 확대와 주민 참여 강화를 목표로 도입됐다.

과거 교육감은 교육위원회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선출됐다. 선거인단이 선출하는 간선제를 거쳐 2006년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으로 주민 직선제가 도입됐다. 2007년 부산에서 처음 시행됐다.

직선제는 간선제 시절 불거진 선거 비리와 담합 문제를 줄이고 주민 교육자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교육행정 민주성과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제기된 문제는 상당 부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009년 직선제 시행 초기부터 낮은 투표율과 대표성 논란, 후보 정보 부족 등을 주요 과제로 지적했다. 실제 첫 직선제 선거였던 2007년 부산교육감 선거 투표율은 15.3%에 그쳤다.

정치적 대립 구도 역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다. 교육감 선거는 법적으로 정당 선거가 아니지만 실제로는 진보·보수 진영 간 경쟁 양상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에도 정책 경쟁보다 이념 대립과 상호 비방이 부각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안은…러닝메이트제부터 선거제도 보완까지

교육감 직선제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면서 선출 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만 개편 방향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직선제 폐지론자들은 시·도지사 후보와 교육감 후보가 함께 출마하는 러닝메이트제나 임명제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교육감 선거가 사실상 진영 대결 구도로 치러지고 있는 만큼, 정치적 갈등과 선심성 공약 경쟁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은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보수니 진보니 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가치가 개입되는 것”이라며 “현재 문제점은 반드시 해소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닝메이트제나 추천을 통한 임명 방식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현행 제도를 없애기보다 선거제도 보완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박 교수는 “교육감 선거에 적합한 선거법을 운용하지 않은 채 직선제 자체를 없애자는 것은 옷이 짧다고 발을 자르자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그는 교육감 선거가 정당정치를 전제로 설계된 공직선거법 적용을 받고 있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또 러닝메이트제에 대해서는 “교육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교육감 선거에 맞는 별도 선거법을 마련하고 선거공영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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