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출시 3개월 차에 접어든 필랑트의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내수 판매 회복을 이끌 전략 모델로 주목받았지만, 출시 초기 흥행 이후 판매량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그랑 콜레오스와의 내부 경쟁 우려까지 제기된다.
필랑트는 출시 첫 달인 지난 3월 4920대가 판매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 달 뒤인 4월 판매량은 2139대로 떨어졌다. 한 달 만에 2781대가 줄어든 것으로, 감소율은 56.5%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1201대 판매에 그치며 하락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달 판매 실적은 필랑트의 시장 내 위치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르노코리아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총 2893대였다. 모델별로는 그랑 콜레오스 1248대, 필랑트 1201대, 아르카나 444대 순이었다. 출시된 지 석달밖에 되지 않은 필랑트가 지난 2024년 9월 출시된 그랑 콜레오스보다 적게 팔린 것이다.

비슷한 듯 다른 두 SUV…소비자는 가격부터 본다
필랑트와 그랑 콜레오스는 차급상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필랑트는 준대형 SUV이고, 그랑 콜레오스는 중형 SUV다. 더 큰 차체와 상위 상품성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필랑트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두 모델 간 차이가 가격 차이를 정당화할 만큼 뚜렷하게 체감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두 차 모두 고성능이나 정통 프리미엄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모델이라기보다는 가족용, 일상용 SUV 수요를 겨냥한다. 사용 목적과 상품 콘셉트가 유사한 상황에서 가격 차이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필랑트의 부진 원인으로 가격 대비 체감 상품성 부족을 꼽았다. 문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높아졌다면 무엇이 좋아졌는지를 따져보게 되는데, 필랑트는 오른 가격만큼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예 다른 세그먼트로 이동했다는 느낌을 줬어야 했지만, 변화 폭이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외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 등으로 가격을 낮추면 그랑 콜레오스와 겹치는 부분이 커져 조정도 쉽지 않다”며 “국내 시장에서 반등이 제한적이라면 수출 확대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