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2일 (2)
국토부, 전기차 배터리 구독 실증 허용…차체만 사고 배터리는 빌린다

국토부, 전기차 배터리 구독 실증 허용…차체만 사고 배터리는 빌린다

승인 2026-05-11 14:22:26
국토부가 차체와 배터리 소유자를 달리하는 방안을 실증특례로 허용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차체만 구입하고 배터리는 리스사로부터 월 사용료를 내고 빌려 쓸 수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부가 차체와 배터리 소유자를 달리하는 방안을 실증특례로 허용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차체만 구입하고 배터리는 리스사로부터 월 사용료를 내고 빌려 쓸 수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가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와 광주 자율주행 실증차량 운영 등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16건에 규제 특례를 부여했다. 전기차 구매 부담을 낮추고 자율주행 기술의 도심 실증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국토부는 11일 열린 제8차 모빌리티 혁신위원회에서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차량 운영’ 등 16건의 심의 안건을 모두 의결했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는 ‘모빌리티 혁신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된 기구로, 실증특례 등 규제 샌드박스 안건을 심의·의결한다.

실증특례를 받으면 기존 규제로 도입이 어려웠던 기술이나 서비스를 일정 기간 시험할 수 있다. 실증 기간은 최장 4년이다. 국토부는 실증 결과 성과가 확인되면 법령 정비를 거쳐 해당 서비스를 제도권으로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안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기반 배터리 구독 서비스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높은 초기 구매비용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 왔다. 이번 특례로 소비자는 전기차 차체만 구매하고, 배터리는 리스사로부터 월 사용료를 내고 빌려 쓰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현행 자동차관리법 체계에서는 차체와 배터리의 소유자를 다르게 두는 방식이 쉽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번 실증특례를 통해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10월부터 2년간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2000대를 대상으로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배터리 리스비는 사업자가 실증사업을 거쳐 정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전기차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자원순환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리스 기간이 끝난 배터리를 사업자가 회수해 재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초기 비용을 낮추는 대신 월 사용료를 내는 구조인 만큼, 실질적인 소비자 부담 완화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리스사가 배터리를 회수해 재이용할 경우 배터리 잔존가치만큼 구독료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리스사 중심의 배터리 관리 체계가 마련되면 안전관리 강화와 다양한 배터리 연계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봤다.

국토부는 차체와 배터리 소유권이 분리되더라도 리콜, 무상수리, 교환·환불 등 소비자 보호 장치는 현행과 같이 전기차 제작자 책임 아래 이행되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가 되다

광주에서는 자율주행 전용차량 200대가 도심 실증에 투입된다. 일반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는 양산차와 동일한 자기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연구·개발 성격이 강한 소프트웨어 중심 전용차량은 자기인증 취득이 어려워 도로 실증에 제약이 있었다.

이번 특례에 따라 지난 4월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지정된 광주에서는 자율주행 전용차량 200대가 자기인증 절차 없이 임시운행허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사업은 AI 기반 E2E 방식의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도시 단위에서 검증하는 프로젝트다.

다만 안전장치는 유지된다. 해당 차량은 자율주행자동차 안전운행규정에 따른 임시운행허가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실증 과정의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자율주행 현장대응 차량의 긴급자동차 지정,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실증, 교통약자 맞춤 동행 서비스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에도 특례가 부여됐다. 자율주행 현장대응 차량은 도로 위 사고나 장애 발생 시 신속한 현장 통제가 가능하도록 도로교통법상 긴급자동차로 지정할 수 있게 된다.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실증도 허용됐다. 이 장치는 가속페달 출력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오조작으로 판단되면 급가속을 자동 차단하고 경고음을 내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고령 운전자 등 교통안전 취약계층의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약자 맞춤 동행 서비스도 실증 대상에 포함됐다. 기존에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자가용 유상운송 금지 규정 때문에 특수개조 차량을 활용한 교통약자 유상 이송 서비스 운영이 어려웠다. 이번 특례로 특수개조 차량을 이용한 이송과 전문 동행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과 장애인의 이동권 개선이 기대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소비자 반응과 쟁점을 면밀히 검증할 예정이며, 향후 제도화 과정에서 합리적인 기준 마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의결된 안건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하고 제도를 정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 모빌리티 환경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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