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7일 (0)
CU 물류대란 봉합됐지만…점주 보상·원청 교섭 확대 ‘긴장감’

CU 물류대란 봉합됐지만…점주 보상·원청 교섭 확대 ‘긴장감’

30일 화물연대‧BGF로지스 합의…노동처우 개선‧손해배상 철회 등
점주단체, 빠른 보상‧위로금 촉구…BGF, 점주 피해 규모 파악 예정
편의점업계, 복합 하청 물류 구조 도마 위…교섭 요청 가능성에 긴장

승인 2026-04-30 16:44:00
김동국(우측) 화물연대 위원장, 이민재(가운데) BGF 로지스 대표이사, 석종태 일성로지스 대표가 30일 오전 경남 진주시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단체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합원 사망사고까지 번진 화물연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3주 간의 파업 사태가 BGF로지스와의 극적 합의로 일단 봉합됐다. ‘CU 물류 대란’도 정상화 될 예정이지만 점주 보상 요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원청 교섭 책임 논란까지 확산되며 유통·물류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이날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단체합의서 조인식을 개최했다. 당초 조인식은 전날 오전 11시로 예정됐으나, 고인의 명예회복 방안을 둘러싼 실무 협의가 길어지면서 일정이 하루 연기됐다. 노사 양측은 밤늦게까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간 끝에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화물연대는 이번 합의를 통해 그간 부정돼 온 교섭 주체성과 노동조합 지위를 사측이 사실상 인정했다는 점을 주요 성과로 평가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BGF가 원청으로서의 책임을 인정했다”며 “운송료 인상과 대차비 현실화 등 주요 쟁점은 합의했지만, 세부 사항은 지역본부와 물류센터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사는 향후 단체교섭을 정례화하고 파업 참여에 따른 불이익을 철회하는 데 뜻을 모으며 화물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에 합의했다. 처우 개선 방안도 구체화됐다. 양측은 운송료를 기존 대비 7% 인상하고, 특수고용직인 화물차주에게 분기별 1회(연 4회) 유급휴가를 보장하기로 했다. 또 대차비용 상한 기준을 마련해 실질적인 휴식권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물류 차질 등을 이유로 사측이 제기했던 손해배상 청구와 가처분 신청을 모두 취하하는 민·형사상 면책 조항도 포함됐다. 특히 조인식 지연의 핵심 쟁점이었던 숨진 조합원의 명예회복과 관련해, 사측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유가족에게 사과를 표명하기로 했다.

BGF로지스 관계자는 “이번 협의를 통해 마련된 처우 개선안은 소속이나 노조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운송 종사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예정”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장을 지켜온 운송 종사자들의 노고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 사망 조합원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촉구 결의대회가 열린 21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 주변에 전날 발생한 차 사고의 화물차가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피해 점주 보상안 본격화…업계 교섭요구 확대 가능성도

진주·진천 등 주요 물류센터와 간편식품 공장에 대한 봉쇄는 이날 오전 조인식 직후 해제됐다. BGF로지스는 각 센터별 내부 정비를 마치는 대로 상품 배송을 순차적으로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간 차질을 빚었던 물품 공급도 정상화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태가 일단락됐음에도 당면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가맹점주들의 피해보상 요구가 본격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CU가맹점주협의회는 가맹본부에 이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시스템 전면 재정비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아울러 점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노사 양측이 공동으로 보상할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파업 기간 동안 배송되지 못한 상품의 판매이익 보전과 전체 점포를 대상으로 한 위로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CU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본사에 대한 외형적인 피해보상은 위로금 형태로 논의 중이며, 구체적인 피해에 대한 책임은 노조 측을 상대로 소송 등을 통해 제기할 예정”이라며 “점주들과 본사 간 피해보상 방향성은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향후 논의가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점주들은 약 10일 이내 신속한 보상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그동안은 물류 정상화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피해 현황 집계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며 “합의가 이뤄진 만큼 점주들의 피해 규모를 우선 파악한 뒤, 점주 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지원 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의 타결이 편의점 본사가 원청으로서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선례로 해석될 경우, 물류 하청 노동자들의 유사한 교섭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CU 뿐만아니라 편의점 업계 전반이 본사에서 물류 자회사나 외주업체를 거쳐 지역 운송사와 화물기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 구조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업체들은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물류는 계열사 또는 외주업체를 통해 수행하고 최종 배송은 외주 운송사와 개인사업자 형태의 화물기사에 의존하는 구조를 공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하청 배송 기사들이 이번 사례를 근거로 근로자성을 주장하며 교섭을 요구하거나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며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뿐 아니라 사실 국내 유통업 전반이 물류 협력사와 지역 운송사, 간접 고용된 기사로 이어지는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는 원청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언제든 제기될 수 있지만, 실제 확산 여부는 지금으로는 예측하기 어렵다. 협력사들과의 소통을 이어가며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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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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