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4일 (3)
강주영 제주대 기획처장 “변화에 깨어있는 대학만이 살아남는다” [AI 시대, 대학에 길을 묻다②]

강주영 제주대 기획처장 “변화에 깨어있는 대학만이 살아남는다” [AI 시대, 대학에 길을 묻다②]

승인 2026-04-27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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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의 파고가 높아지는 가운데, 제주대학교가 ‘AI오름’을 기치로 대학 전체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AI오름은 제주의 상징 오름처럼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AI 교육의 터전이자, AI로 대학과 지역 사회 전체를 변화시킨다는 AX(AI Transformation·인공지능 전환)의 의미를 담은 제주대의 새로운 키워드다. 쿠키뉴스는 제주대학교의 AI 전환을 이끄는 핵심 인물들을 만나 그 전략과 비전을 들어봤다.


강주영 제주대 기획처장은 지난 15일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제 AI는 모든 학문 분야에서 생존을 위해 갖춰야 할 기본 언어”라고 밝혔다. 단순한 교육과정 변화가 아니라 대학 전체의 체질을 바꾸는 전면적 전환, 그것이 기획처가 설계하는 혁신의 본질이라는 의미다.

올해 제주대는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 RISE 사업 등 굵직한 국책 사업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을 맞이했다. 그 한가운데서 대학 혁신의 컨트롤 타워를 맡고 있는 인물이 강주영 기획처장이다.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재정법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한 강 처장은 데이터 기반 성과 관리와 재정 전략으로 제주대의 AI오름 전략을 실무에서 뒷받침하고 있다.

다음은 강주영 기획처장과의 일문일답.

AI는 생존의 언어…전교생 의무화·융합교육 전면 도입

Q. 올해 주요 업무 보고에서 ‘AI 전환(AX)’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공학 계열에 국한된 변화인가.
▷결코 아니다. 이제 AI는 컴퓨터공학이나 인공지능학과 학생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학문 분야에서 생존을 위해 갖춰야 할 기본 언어다. 우리 대학은 전교생 AI 기본교육(교양 필수)을 의무화하고, 기존 전공에 AI 기술을 접목한 AI+X(융합교육과정)를 전면 도입한다. 비전공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AI 역량 강화 교육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총사업비 약 71억원 규모의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 선정이 그 첫 성과다.

Q.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구성원들의 부담과 우려도 있을 것 같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시스템이다. 우리 대학은 행정 전반에 증거 기반 정책 결정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IR센터를 ‘통합 성과 관리 컨트롤 타워’로 격상시켰다. 그동안 부서별로 파편화되어 진행되던 조사를 1500명 이상의 교육패널 중심 통합 조사로 전환한다. 구성원들의 응답 피로도는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데이터의 품질은 높여, 대학 경영의 핵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중심 조직으로 거듭나겠다.

S등급과 C등급, 4배의 격차…재정이 곧 생존이다

국립대학육성사업 평가 결과에 따라 S등급(2.0)과 C등급(0.5) 간의 예산 가중치 격차가 최대 4배까지 벌어진다. 성과를 데이터로 증명하지 못하면 재정 지원에서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는 구조다. 제주대가 데이터 기반 성과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Q. 교육부의 고등교육 재정지원 전략에 따른 거점대 혁신 계획은 어떻게 추진하나.
▷이제 대학의 성과는 데이터로 엄격히 증명되어야 한다. 우리 대학은 6월까지 중장기 ‘거점국립대 혁신계획’을 수립해 교육부 평가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지자체와 연계된 RISE 사업 예산이 2조 원 이상으로 확대됨에 따라, 도청 전담 부서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제주도 전략 산업과 밀착된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성과 분석을 통해 예산 투입 대비 성과를 가시화하고, 효율적인 재원 배분으로 거점국립대 혁신 모델을 선도하겠다.

Q. ‘성과 중심 평가’와 ‘통합 재정 관리’를 강조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 체계 없이는 혁신의 동력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학과 평가 지침을 개편해 학문 분야별 특성을 반영하겠다. SCIE 등 연구 성과 중심의 ‘세계대학평가 연계형’과 기초학문 및 교육 성과 중심의 ‘기초보호학문 특화형’으로 평가 체계를 이원화해 학과의 자생력을 강화할 것이다. 행정부서 평가 또한 과제별 난이도를 고려한 가중치를 부여하고, 인센티브 상·하한액을 설정해 실효성 있는 성과 중심 문화를 정착시키겠다.

공간도 데이터로 관리…유휴 공간 과감히 회수

Q. 공간 부족 문제와 대학 본부 이전 등 내부 현안도 산적해 있다.
▷공간 관리 또한 스마트화와 데이터 원칙에 따라 운영하겠다. 현재 6개소의 대규모 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라 가용 공간이 한계에 도달했다. 강의실 활용률 50% 미만, 실험실습실 15% 미만인 공간에 대해서는 과감히 회수해 공동 활용 공간으로 전환할 것이다. 확보된 유휴 공간은 글로컬사업단이나 인공지능학과 등 시급한 공간 수요가 있는 핵심 부서에 우선 배정하겠다. 대학 본부 이전 문제는 행정 효율성과 예산 등을 고려해 관련 TF를 통해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며, 공간조정위원회를 통해 합리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내려 나갈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제주대학교의 미래는 데이터로 증명하는 대학 경영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AX 대전환을 통해 대학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 대학이 창출한 모든 혁신 성과와 가치가 학생들의 성공적인 취·창업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제주 지역 경제 활성화로 환류될 수 있도록 상생의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획처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강 처장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재정법을 가르치는 교수다. 언뜻 AI 기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전공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먼저 변화의 필요성을 직시했다. “전공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말이 재정법 전문가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오히려 설득력을 더했다. 특정 전공에 갇히지 않고 대학 전체의 체질을 바꾸는 것, 그것이 강 처장이 기획처장으로서 짊어진 역할이자 소명이었다.
황인성 기자 프로필 사진
황인성 기자
사건 너머의 구조를 찾고, 현장의 목소리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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