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를 정부가 우선 보전한 뒤 사후 정산하는 ‘선지급-후정산’ 제도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누적 사례는 3만6950건에 달한다. 피해자의 97.6%가 보증금 3억 원 이하 임차인이었으며,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 전체의 약 60%를 차지해 피해가 수도권에 집중된 양상을 보였다. 주택 유형별로는 다세대주택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경·공매가 종료된 이후에도 피해 회복금이 임차보증금의 3분의 1(최소 보장 비율)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 차액을 ‘최소 지원금’으로 보전하는 데 있다. 또 신탁사기 등 무권계약 피해자의 경우 피해 구제 절차가 지연되는 문제를 고려해, 최소 보장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경·공매 이전에 먼저 지급하고 이후 국가가 정산하는 ‘선지급-후정산’ 제도가 도입됐다.
아울러 최소 지원금과 선지급금에 대해 양도·담보 제공 및 압류를 금지해 지원금이 피해자에게 직접 귀속되도록 했다.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매 절차에서는 최고가 매수 신고가 없을 경우 피해자 등이 최저 매각가로 우선 매수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제도도 개선됐다.
공공주택 사업자에 대한 지원도 강화됐다. 경·공매 유예·정지 신청 권한을 부여해 촉박한 일정으로 인한 매입 어려움을 해소하고 경·공매 외 방식으로 피해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에도 취득세 감면 혜택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경·공매 종료 후에도 주택을 매수하지 못한 피해자를 대체 공공임대주택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등 보호 범위도 확대했다.
피해 주택 매입 절차 개선 및 전세 사기 예방 관련 규정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 즉시 시행된다. 최소 보장제와 선지급-후정산 제도는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이번 개정안 통과에 대해 “피해자와 시민사회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최소 보장 방안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신탁사기, 위반 건축물 등 피해 주택 매입 절차 개선과 지자체의 관리·지원 근거 마련은 피해자의 일상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개정이 전세 사기 문제 해결의 종착점은 아니다”라며 “외국인 피해자, 다세대 공동담보, 신탁사기 등 여전히 사각지대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원·부산 등에서 드러난 다세대 공동담보 문제 해결을 위한 배드뱅크 설립과 근저당 일괄매각 방안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