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3일 (6)
종이값 70% 뛰었다…제지사 6곳 담합 적발, 과징금 3383억

종이값 70% 뛰었다…제지사 6곳 담합 적발, 과징금 3383억

한솔제지 등 6개사 4년 가격 담합…부당 매출 약 4조
인쇄용지 시장 95% 점유, 출판업계·소비자 부담 전가
공정위, 가격 재결정 명령·검찰 고발 등 제재 병행

승인 2026-04-23 13: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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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자료사진

문제집과 책값 부담의 배경이 된 인쇄용지 가격 급등이 제지업체들의 담합 때문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3000억원대 과징금과 함께 가격을 다시 정하도록 하는 고강도 시정조치를 내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한솔제지, 무림피앤피, 무림페이퍼, 무림에스피, 한국제지, 홍원제지 등 6개 업체의 가격 담합 행위에 대해 총 3383억원의 과징금과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 등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한국제지와 홍원제지에 대해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담합 배경에는 업계 수익성 악화와 제품 차별성이 낮은 산업 구조적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들은 이를 회복하기 위해 2021년 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약 3년 10개월 동안 총 7차례에 걸쳐 인쇄용지 가격 인상을 합의했다. 기준가격 인상과 할인율 축소를 통해 실질 판매가격을 높였다. 이 기간 가격은 평균 7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담합은 공중전화나 타인 휴대전화 사용, 가명 기록 등 은밀하게 진행됐다. 가격 인상 통보 순서를 정할 때는 동전이나 주사위를 사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담합 영향은 관련 시장 전반에 미쳤다. 적발된 6개 업체는 시장의 약 9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 부담은 책값 인상이 어려운 구조 탓에 출판업계가 상당 부분 떠안은 것으로 파악됐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출판업계가 가격 인상 부담을 떠안는 구조”라며 “일부는 책값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담합 관련 매출 규모는 약 4조3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5개 업체에 12%의 부과율을 적용했다. 홍원제지에는 4%를 부과했다.

공정위는 과징금과 함께 가격을 다시 정하도록 하는 ‘가격재결정 명령’을 내렸다. 이는 2006년 밀가루 담합 이후 두 번째 사례다. 제지사들은 향후 3년간 반기마다 가격 변경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남동일 부위원장은 “중동전쟁의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쇄업체, 출판업체 그리고 중소 유통업체들의 부담 완화에 기여하고 국민들의 교육비, 도서구입비 등 생활비의 안정을, 생활비 인상을 가져오는 독과점 사업자의 담합 소지를 봉쇄해서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담합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현재 진행 중인 밀가루, 전분당, 계란 등 식료품 분야 담합 사건도 신속하게 심의할 계획이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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