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업계가 매출과 수익성 모두에서 과거 수준으로 후퇴하며 위기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송출수수료 부담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이를 조정할 정부의 가이드라인 개정마저 지연되면서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16일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GS샵,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쇼핑, 공영홈쇼핑 등 7개사의 지난해 방송매출액은 2011년 수준, 영업이익은 2009년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송출수수료가 소폭 감소하면서 일부 수익성 지표는 제한적으로 개선됐다.
협회는 홈쇼핑 산업이 2023년 저점을 찍은 이후에도 뚜렷한 반등 없이 정체 또는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체 거래액은 2021년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며 지난해 전체 18조5000억원 수준까지 줄었고,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도 –4.2%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역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방송매출액 감소세도 뚜렷하다. TV 시청 감소 등의 영향으로 2025년 방송매출은 2조6180억원으로 집계되며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송출수수료는 2024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으나, 방송매출 대비 비중은 73.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익성 역시 크게 악화된 상태다. 지난 2024년부터 영업이익과 이익률이 소폭 개선됐지만 지난해의 경우 2022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과거 5개 사업자가 영업이익 5000억원을 넘겼던 것과 달리, 현재는 7개 사업자를 합쳐도 4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으로, 최근 3년간 실적은 협회가 추산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수치인 2009년(4501억원)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와 같은 통계에 대해 공정한 송출수수료 협상을 위한 가이드라인 개정과 방송에 부과된 각종 유통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산업 성장기에 형성된 규제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제도 개선 없이는 업계 전반의 활력 회복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송출 수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 방미통위 이관 후 표류…“최소 안전장치 필요”
TV홈쇼핑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업계의 대표적인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TV 시청 인구 감소에 따라 각 업체들이 ‘탈(脫)TV’ 전략을 추진하며 의존도를 낮추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의 상당 부분이 수수료로 빠져나가면서 업황 부진 속 수익성을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개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24년부터 홈쇼핑 송출수수료 가이드라인의 세 번째 개정을 검토해왔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다가 해당 연구반과 TF팀이 지난해 10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이관됐다.
당초 업계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논의 재개를 기대했지만, 방미통위 이관 이후에도 의결 정족수 미달 상황이 이어지며 논의는 사실상 보류된 상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로 해당 TF가 이관된 이후 관련 논의가 사실상 보류된 상태로, 지난해 이후 별다른 협의나 추진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도 없는 상황”이라며 “TF 이관 이후 업체 재승인 등 당면 과제 역시 일정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어 송출수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도 사실상 무기한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현재 적용 중인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은 2018년 도입된 이후 두 차례 개정을 거쳤다. 2019년에는 대가 산정 요소 범위를 구체화하고 부당 행위 기준을 신설했으며, 2023년에는 조정계수를 대가 산정 요소로 명문화하지 않고 물가상승률 반영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손질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은 해소되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다. 업계는 두 차례 개정에도 불구하고 협상 기준이 여전히 모호해 분쟁이 반복되고 있다며, 업황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보다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방미통위 방송미디어진흥국 관계자는 “‘홈쇼핑 사업 경쟁력 강화 대책’ 관련 여러 정책을 검토하고 있는데 그 중 일부가 송출 수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 관련 논의”라며 “현재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고 가이드라인 개정안의 방향성을 검토하는 단계로 추후 절차에 따라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협상은 홈쇼핑 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사적 계약 성격이 강해 가이드라인에 법적 강제력은 없고, 현재의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가이드라인은 주요 산정 요소를 일정 부분 정상화해 보다 덜 불리한 조건에서 협상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갈등 중재에 나서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며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홈쇼핑 업계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가이드라인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