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구 현대ADM바이오)가 질병의 병원체나 암세포 자체에만 작용하던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넘어, 질환이 발생하고 유지되는 병리적 환경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는 16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구결과 발표회를 개최하고 페니트리움의 범용 통합치료기전을 공개했다.
페니트리움바이오가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페니트리움’은 기존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를 기반으로 체내 흡수율을 개선한 경구제형 약물이다. 세포의 에너지 대사 균형을 조절하는 방식의 치료 접근법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임상을 계획 중인 적응증은 유방암과 폐암, 전립선암 등 고형암과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퇴행성 뇌질환 등이다.
페니트리움바이오 대주주인 씨앤팜의 AI신약개발팀은 최근 연구기관들과 진행한 공동연구를 통해 페니트리움이 질환의 ‘미세환경’을 조성하는 병리적 세포군의 비정상적인 활성화를 분자 단위에서 억제한다는 사실을 교차 검증했다. 미세환경 통제 기전은 암, 자가면역질환, 퇴행성 뇌질환 등 주요 난치성 질환을 관통하는 공통된 발병 원인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연구팀은 난치성 암에 적용할 경우 암세포를 보호하는 종양 미세환경의 물리적 방어벽을 해체하고, 면역 회피 기전을 차단함으로써 기존 표적항암제가 지닌 내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나선 연구진은 기존 항암제 개발이 암세포 자체를 직접 표적하는 방식에 집중돼 왔지만, 실제 임상에선 반복적으로 내성이 발생해 치료 효과가 제한돼 왔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억제제 계열의 표적항암제 등은 초기 반응은 우수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성이 생기는 한계를 보여 왔다는 것이다.
페니트리움바이오는 약물 내성의 원인을 단순한 암세포 돌연변이에서만 찾기 어렵다고 보고 암 조직을 둘러싼 종양 미세환경에 주목해 왔다. 종양 미세환경은 암세포 주변에서 면역 억제, 약물 침투 차단, 에너지 공급 지원 등의 역할을 하며 암세포의 생존과 증식을 돕는 구조다.
최진호 단국의대 석좌교수는 “종양 연관 대식세포의 과활성이 어떻게 차단되는지, 미토콘드리아에서의 대사 시스템이 어떻게 저하되는지를 함께 분석했다”며 “이러한 결과를 통해 페니트리움이 단순히 하나의 세포 신호만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종양 미세환경 전체의 병리적 상호작용을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페니트리움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종양 미세환경 내 병리적 상호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약물 침투를 돕고 면역세포가 다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종양 미세환경이 제공하던 보호막이 약화되면서 항암제의 침투력과 면역세포의 공격력이 함께 회복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종양 미세환경을 제어함으로써 다양한 암 치료의 공통 기반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플랫폼을 마련할 수 있다”며 “암뿐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뇌신경계 질환 등과도 유사한 측면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이 기술을 3대 난치성 질환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약물 내성이 형성되는 과정도 소개됐다. 장수화 페니트리움바이오 이사에 따르면, 항암제를 투여하면 암세포에 약물이 도달해 일부 세포가 사멸하고 종양이 일시적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죽어가는 암세포가 TGF-β(전환성장인자-베타), IL-6(인터루킨-6) 등 다양한 신호물질을 분비하며 주변 세포에 구조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를 받은 대식세포와 섬유아세포 같은 기질세포가 활성화되며 암이 더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장벽을 단단하게 형성한다. 이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 내성으로 이어진다는 게 장 이사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췌장암 표준치료제 ‘젬시타빈’과 페니트리움을 병용 투여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모델에서 젬시타빈을 단독 투여했을 때 종양 기질이 물리적 장벽으로 작용해 약물이 암세포까지 전달되지 못하면서 암세포 생존율이 50~80%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페니트리움을 병용 투여하자 종양 미세환경이 정상화되며 약물 전달 경로가 확보됐고, 젬시타빈의 항암 효과가 높아졌다.
KRAS, TP53, PTEN, BRCA2 등 서로 다른 돌연변이를 지닌 5종의 췌장암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선 페니트리움 병용 투여 이후 5개 중 4개 모델에서 젬시타빈에 대한 감수성이 회복됐다. 그 결과 암세포 생존율이 0~20%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암세포의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직접 표적하지 않더라도 암세포가 공통적으로 의존하는 종양 환경을 제어하면 광범위한 암 억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장 이사는 “(페니트리움 병용 투여로) 미토콘드리아 전달체계를 통해 ATP(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큰 폭으로 억제됐다. 일부는 80~90% 수준의 억제를 보였다”며 “이는 암세포와 주변 기질세포가 서로 주고받는 에너지 대사를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내성을 유발하는 미세환경 자체를 무너뜨렸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오가노이드 실험과 다양한 추가 실험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앞으로는 임상을 통해 이를 더욱 명확히 입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를 주도한 진근우 페니트리움바이오 공동대표는 “유전자 변이보다 암세포의 즉각적인 환경 방어벽 구축이 내성 유발에 훨씬 빠르게 작용한다”며 “페니트리움은 이 환경적 방어 동력을 초기부터 박탈해 암세포를 표적항암제에 극도로 취약한 상태로 되돌리는 공통된 기전을 지니고 있음을 과학적으로 실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니트리움바이오는 오는 17일부터 2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 참가해 글로벌 종양학 전문가 및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페니트리움의 실증 데이터와 임상 로드맵을 소개할 계획이다.
조원동 페니트리움바이오 회장은 “페니트리움은 약물의 유효 기간을 대폭 연장해 줄 수 있는 최적의 전략적 파트너”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표적항암제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