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 수상에 전 세계 들썩…“K문화 확산 쾌거”

한강 노벨상 수상에 전 세계 들썩…“K문화 확산 쾌거”

한국인 최초로 2024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 연합뉴스

소설가 한강이 아시아 여성 및 한국인 최초로 2024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가운데 국내를 넘어 전 세계서도 축하가 쏟아지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2024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를 선정했다. 한림원은 “역사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강은 자기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며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건 한강 작가가 최초다. 아시아 여성 작가로도 처음이다. 아시아 작가를 통틀면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역대 노벨 문학상 여성 수상자 중에선 18번째다.

소설가 한강이 대한민국 작가로 최초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10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학계부터 연예계까지 축하 물결 이어져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군 복무 중인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는 전날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 “군대에서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며 수상을 축하했다. 같은 멤버 알엠 역시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감격스러워했다. 이 외에도 고현정, 김혜수, 배다해, 류준열, 문가영, 김민하 등 스타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문학계 역시 기쁨을 만끽했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등을 출간한 출판사 창비는 SNS에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세계를 감동하게 한 작가 한강이 한국 최초 노벨 문학상 작가로 선정됐다”며 축하를 남겼다. ‘희랍어시간’·‘흰’을 낸 문학동네는 “역사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인간 삶의 유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하고 시적인 산문”이라며 수상을 높이 샀다.

한강 작가 작품을 번역 지원한 한국문학번역원은 이번 수상을 두고 “한국 문학을 꾸준히 해외에 소개해 온 노력의 결실이자 한국 문학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짚었다. 앞서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강 작가의 글들을 28개 언어로 번역해 전 세계 총 76종 도서로 출간했다.

지난해 11월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소설가 한강. 연합뉴스 

K문화 영향력 커져… 서점가도 덩달아 활기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AP 통신은 오스카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그룹 방탄소년단·블랙핑크 등 K팝 그룹이 전 세계에서 성공한 것을 언급하며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그간 불황에 빠졌던 서점가에도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전날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서점에서는 한강 소설을 검색하려는 독자들이 몰리며 사이트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교보문고 등의 실시간 베스트셀러 1~10위에는 모두 한강 작가 작품이 올라와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이 2016년 5월16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카페 ‘꼼마 2페이지’에서 열린 맨부커상 수상 기념 및 신작 ‘흰’ 발간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곽경근 대기자

맨부커상 이어 노벨상 쾌거… 한강 작가에 관심 쏠려

한강 작가는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에 시로 등단했다. 부친은 소설가 한승원이다.

2016년에는 맨부커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아 화제였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2023년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상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노벨 문학상 수상식은 오는 12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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