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IOM 2026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한국 탁구가 또 하나의 특별한 우승 스토리를 완성했다.
노미화가 여자 55~59세부 단식 정상에 오르며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앞서 송민경과 함께 여자복식 우승을 차지하고, 김태신과 출전한 혼합복식에서도 준우승했던 노미화는 참가한 세 종목 모두 결승에 오르는 최고의 활약으로 강릉 무대를 멋지게 장식했다.
특히 단식 정상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 노미화는 토너먼트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들을 차례로 넘어야 했다. 8강에서는 지난 로마 대회 같은 부 챔피언 방정화와 풀게임 접전을 펼친 끝에 승리했고, 4강에서는 현정화 조직위원장을 꺾고 올라온 중국의 한웨이홍을 3대 0으로 완파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마지막 상대 역시 특별했다. 여자복식 우승을 함께 일군 후배 송민경이었다. 서로를 잘 아는 두 선수는 마지막까지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고, 노미화가 풀게임 접전 끝에 3대 2(11-4, 8-11, 4-11, 11-6, 11-9)로 승리하며 2관왕을 완성했다.
우승 직후 노미화가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안도감이었다. 지난 2월 손목 골절 부상으로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고,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첫 마스터즈 무대라는 부담도 컸다.
노 선수는 “여기 나오시는 많은 분들은 탁구를 즐기러 오는데, 예전에 선수였던 사람들은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이겨서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몸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도 이렇게 끝내고 나니까 정말 좋다”고 안도했다.

노 선수는 “현역 때 대표팀을 해보지 못해서 이번에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한다는 게 정말 자랑스러웠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컸다”며 “선후배들과 같이 훈련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낸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역 은퇴 이후에도 라켓을 놓지 않았던 노미화는 생활체육 무대는 물론, 디비전리그를 거쳐 전국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도 꾸준히 출전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강릉세계마스터즈에서 보여준 경쟁력 역시 오랜 시간 계속된 도전의 결과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느낀 것은 승부 이상의 가치였다. 노미화는 “고령 참가자들이 끝까지 라켓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며 탁구가 가진 ‘평생 스포츠의 힘’을 새삼 확인했다”며 “앞으로는 90대 어르신들이 경기하시는 모습 처럼 진짜 재미있게 즐기는 탁구를 하고 싶다”고 변화를 예고했다.
한국 선수들은 안방에서 처음 열린 세계마스터즈 무대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전 종목 합계 금메달 14개(혼합복식 1, 여자복식 4, 남자복식 3, 여자단식 4, 남자단식 2), 은메달 12개(혼합복식 2, 여자복식 3, 남자복식 2, 여자단식 5)를 획득하며 선전했다.
기대를 모았던 여자 45~49세부 김경아-박미영 조와 남자 50~54세부 박상준-이상준 조도 정상에 올랐으며, 김경아 코치는 단식 결승에서 ‘파트너’ 박미영과 맞대결을 펼친 끝에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을 차지했다.

여자 60~64세부 이선도 단·복식을 모두 우승해 2관왕이 됐다. 각 종목 3위 입상도 12개를 기록했으며, 외국 선수와 복식조를 이뤄 시상대에 오른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다.
하위부인 콘솔레이션 경기에서도 참가자들은 마지막까지 건강한 승부를 펼치며 세계마스터즈가 추구하는 평생 스포츠의 가치를 보여줬다.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8일 동안 세계 각국 탁구인들이 세대와 국경을 넘어 교류했던 XIOM 2026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는 마지막날 각 종목 준결승·결승과 시상식을 끝으로 경기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뒤 참가자들이 함께 어울리며 작별 인사를 나누는 페어웰 파티를 끝으로 8일간의 대장정이 종료됐다. 다음 2027년 대회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전인수 기자 penjer@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