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내가 세상에서 이 연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고 이게 내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항상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배우 김무열(44)이 자타공인 인생작 ‘참교육’을 만난 비결이다. 1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같이 밝히며 ”연기라는 행위가 너무 좋다. 매 작품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며 웃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은 피해자의 편에 서서 학교를 바로잡는 교권보호국의 거침없는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공개 3일 만에 64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달성하며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1위를 기록했다. 앞서 여성혐오·인종차별 등 원작 웹툰의 논란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치밀한 각색 과정을 거쳐 공감대 형성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무열은 특전사 출신 교권보호국 감독관 나화진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원작을 둘러싼 잡음을 알고도 출연을 결심한 배경에는 홍종찬 감독을 향한 믿음이 있었다. 두 사람은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2022)을 함께한 사이다. 김무열은 “당시 재판 참관을 하고 실제 판사님과 인터뷰도 했다. 연기에 도움 되는 환경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감독님이 만들어주셨다. 그때부터 신뢰가 싹텄다. 결과물을 봤을 때도 시선이 섬세하고 신중하게 느껴졌다. 꼭 다시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김무열의 믿음은 옳았다. 그는 “살면서 이런 순간이 또 올까 싶을 정도로 실감이 안 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가 뭘지 고민했다"며 “10번의 에피소드에서 함께했던 모든 배우에게 도움을 다 받았다. 제가 잘 해낸 것보다 그분들이 하신 것을 받아먹었다. 자축을 해보자면 ‘잘 받아먹었다’ 정도 될 것 같다. 앙상블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이밖의 모든 답변에서도 세심하고 겸손한 면모가 돋보였다. 김무열은 팀 교권국 이성민(최강석 역)·진기주(임한림 역)·표지훈(봉근대 역)은 물론, 각 에피소드에서 호흡을 맞춘 조연·단역 배우들을 거듭 치켜세웠다. 특히 많은 이의 분노를 자아낸 ‘우진 엄마‘ 박지연에 대해서는 “’소년심판‘을 같이 했었다. 그땐 조용하고 차분하고 임신 상태라 몸가짐이 조심스러운 캐릭터였다. 그런데 첫 촬영 때 너무 잘해서 너무 끔찍하고 무섭더라”고 극찬했다.

‘참교육‘은 어디까지나 ’교권보호국‘ 설정에 기반한 판타지다. 이 세계관에 빠져들어야만 작품을 즐길 수 있다. 캐릭터 이해 측면에서도 액션 측면에서도 그렇다. 사실상 화자인 나화진의 초반부 대사는 다소 극적인 감이 있고, 액션 역시 ‘세계관 최강자’의 것이다. 현실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이러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당연히 많은 고민이 수반됐다.
김무열은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표현이 1화에 집중돼 있었다. 교권국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닿아 있고 향후 전개의 기반을 다져주는 역할이었다. 사실 가장 어려웠다"며 ”액션 같은 경우 어떤 태도로 임하는지 그 자세가 중요하다고 봤다. 최가윤 선생님의 죽음이 있었지 않나. 문제를 해결할 때 최가윤의 길을 따르려고 최선을 다한다. 이 연장선에서 액션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2화 구운하이텍고 액션에서 학생들은 한 손으로 제압하거나 딱밤으로 끝내지만 성인 조직폭력배가 침입했을 때는 자비 없는 무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작품의 흥행세에 힘입어 김무열의 글로벌 입지도 하루아침에 달라진 모양새다.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 할리우드 배우 존 시나가 닮은꼴인 그를 언급해 ‘코리안 존 시나’라는 별칭도 얻었다. SNS 팔로어 수까지 급증하고 있다. 그는 “이런 날이 또 올까 싶다. 성민 선배님이 즐기라고 하셔서 마음껏 즐기려고 하고 있다. 최근 17년 동안 같이 산 강아지가 세상을 떠났다. 아이러니다.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기뻐하려고 한다. 말 그대로 일희일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참교육’에 쏟은 애정이 다른 작품에 대한 크기와 다르진 않다. 김무열은 “항상 똑같이 작업해 왔다"고 돌아봤다. 지금의 성과가 꾸준함에 대한 보답이라고 보는지 묻는 말에는 ”그렇진 않다"며 “작품을 혼자 한 게 아니지 않냐. 많은 사람이 한마음 한뜻으로 만들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만큼 모두 최선을 다했다. 이 진심을 알아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