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1일 (4)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환율 변동성 키우는 NDF란 [알경]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환율 변동성 키우는 NDF란 [알경]

승인 2026-06-11 0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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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천국제공항 내 은행 환전소에 실시간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인천국제공항 내 은행 환전소에 실시간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3주째 15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최근 외환당국은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언급했는데요. NDF 시장은 무엇이며, 환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요.

1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주요 외국환은행을 대상으로 서면·실지검사를 병행한 외환공동검사에 착수했습니다. 현행법을 위반한 투기성 거래와 시장 교란 행위가 있었는지를 단속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번 검사에서 당국이 주로 살펴보는 대상이 NDF 거래입니다.

이형렬 재경경제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지난 8일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수급 요인 이외에도 NDF(역외선물환)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증대시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NDF 거래는 최근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한은이 발표한 ‘외국환은행의 외환거래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NDF 거래액은 155억5000만 달러(약 24조원)로 전 분기 대비 33억8000만달러(27.7%) 늘었습니다.

NDF(역외차액결제선물환)는 해외 투자자들이 실제 원화를 주고받지 않고 미래 환율을 놓고 거래하는 시장입니다. 쉽게 말해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얼마가 될지에 대해 미리 가격을 매기는 시장인 셈입니다. 만기에는 실제 원화를 교환하지 않고 약정 환율과 실제 환율의 차액만 달러로 정산합니다.

NDF 시장에서 형성된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이 열리기 전 시장 참가자들이 참고하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밤사이 해외 NDF 시장에서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면 다음 날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NDF가 환율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환율은 수출입 기업의 달러 수요, 외국인 자금 흐름, 미국 금리와 달러 강세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움직입니다. NDF는 이러한 시장 전망과 심리를 먼저 반영하면서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이를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신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역외거래는 틀 안에서 이뤄지는 국내시장보다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한국시간 기준 야간 역외시장에서 발생하는 NDF 거래가 결국 헤지 과정을 거쳐 국내 시장에 파급을 미친다”고 말했습니다. 즉, 역외시장에서 형성된 환율 기대가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원·달러 환율의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신 총재가 제시한 해법은 ‘원화 국제화’입니다. NDF 거래를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양성화하자는 취지입니다. 해외 역외시장에서 이뤄지는 NDF 거래를 억제하기보다 실제 원화가 오가는 거래 환경을 확대해 관련 수요를 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하자는 구상입니다. 이를 통해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역외시장이 국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이른바 ‘F4’ 수장들은 지난 7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역외 NDF 거래를 국내 외환시장(DF)으로 흡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또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투기적 움직임이나 시장교란 행위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장중 1560원을 돌파하며 17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던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모습입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1원 오른 1524.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만 지난달 15일부터 이날까지 17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서 마감하며 고환율 흐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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