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유적만 보고 가던 도시’ 옛말…경주, 체류형 관광도시로 진화

‘유적만 보고 가던 도시’ 옛말…경주, 체류형 관광도시로 진화

1~4월 방문객 1627만명,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
음식·숙박 검색량 급증…역사관광 넘어 체험·휴식형 관광 확산

승인 2026-06-10 11: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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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로 붐비는 황리단길 모습. 경주시 제공
관광객들로 붐비는 황리단길 모습. 경주시 제공
경주 관광의 중심축이 바뀌고 있다. 신라 천년고도라는 역사문화도시 이미지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관광객들의 소비 행태는 유적 관람을 넘어 숙박과 미식, 문화 체험을 함께 즐기는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10일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4월 경주 방문객은 1627만86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증가했다. 4월 한 달에만 436만여 명이 찾으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광객 증가보다 주목되는 것은 소비 패턴의 변화다. 관광객 이동 경로를 보여주는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량 분석 결과 음식 분야 검색이 69만5742건으로 가장 많았다. 역사관광 검색량 32만2876건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숙박 분야 검색도 30만9858건에 달했다.

이는 경주 관광이 더 이상 ‘당일치기 문화유산 답사’에 머물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관광객들은 첨성대와 대릉원을 둘러본 뒤 황리단길 카페와 맛집을 찾고, 보문관광단지 숙소에서 머무르며 여행 일정을 연장하고 있다.

실제로 황리단길은 최근 경주 관광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전통 한옥과 감성 카페, 지역 특색을 살린 음식점이 밀집하면서 젊은 관광객 유입을 견인하고 있다. SNS를 통한 입소문이 확산되면서 경주는 역사도시이자 ‘감성 여행지’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방문객 구성 변화도 눈에 띈다. 연령별 비중은 50대가 가장 높았지만 20~40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과거 수학여행이나 가족 단위 관광 중심에서 개별 여행객과 젊은 세대 중심 관광지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별로는 경북과 울산, 부산, 대구 등 영남권 방문객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관광객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접근성 개선과 온라인 콘텐츠 확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관광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커지고 있다. 관광객 체류시간 증가에 따라 숙박업과 외식업, 카페,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 전반으로 소비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 방문객 수보다 체류형 관광객 증가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경주시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문화유산과 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체류형 프로그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야간관광과 축제, 공연 콘텐츠를 강화해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재방문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국제 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상회의를 통해 경주의 역사문화 자산과 관광 인프라를 세계에 알리고 해외 관광객 유치 확대의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주낙영 시장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주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고 관광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인이 찾는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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