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0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845억원으로 142.0% 늘었다. 보험손익은 1777억원으로 151.8%, 투자손익은 1067억원으로 127.4% 각각 개선됐다.
고액사고 줄고 투자수익 늘고…1분기 실적 ‘껑충’
실적 개선을 이끈 핵심은 고액사고 감소다. 코리안리의 1분기 합산비율은 74.6%로 전년 동기보다 14.5%포인트(p) 낮아졌다. 합산비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가운데 보험금과 사업비로 지출한 비중을 의미하는 지표다. 100%를 밑돌면 보험영업에서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코리안리는 포트폴리오 개선과 고액사고 감소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LA 산불과 미얀마 지진, 영남권 산불 등 대형 재해가 잇따르며 고액사고 손실이 1215억원에 달했다. 반면 올해 1분기에는 대규모 고액사고가 사실상 발생하지 않았다. 코리안리는 올해 1분기 보유손해액 50억원 초과 사고 예산을 560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실제 손실은 153억원에 그쳤다. 예산 대비 407억원의 이익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최근 불거진 중동 정세 불안도 코리안리에는 오히려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란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통상적으로 전쟁은 대표적인 면책 사유”라며 ”전쟁담보에 대한 재보험료가 큰 폭 상승해 손익 측면에서는 긍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이어 “해상담보도 운항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추가적인 보험료 수입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손익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코스피 강세 영향으로 주식 부문 이익이 562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4300억원 규모의 공동재보험 계약을 신규 인수하면서 운용자산이 늘어난 가운데 국내 증시 상승에 힘입어 주식 부문 투자수익률이 35% 수준까지 개선됐다. 이에 따라 평가·처분이익도 약 500억원 발생했다. 주식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0%에서 올해 1분기 6.3%로 확대됐다.
다만 이번 실적 개선을 구조적인 체력 강화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iM증권은 글로벌 재보험사들 역시 1분기 대형 사고 부재 영향으로 손해보험(P&C) 재보험 부문 합산비율이 개선됐다며 코리안리만의 특수 요인이라기보다 업황 전반의 흐름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자연재해 발생 여부와 사고 인식 시차에 따른 실적 변동 가능성도 변수로 꼽았다.
‘소프트마켓’ 변수에도 공동재보험·해외수재 성장 기대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재보험 시장 경쟁 심화가 변수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재보험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고 재보험 공급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이 심화하면서 재보험료는 하락하고 계약 조건은 완화되는 이른바 ‘소프트마켓’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재보험사들의 수익성이 과거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리안리는 이에 대응해 수익성 중심의 언더라이팅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수재 물건 인수 과정에서 수익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을 우선해 인수를 제한하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소프트마켓 국면에서도 이러한 선별적 인수 전략이 수익성 방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는 해외 수재 사업이 꼽힌다. 코리안리의 해외 수재 비중은 2014년 22%에서 지난해 44%로 확대됐다. 회사는 2030년까지 이를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해외에는 보험영업거점 8곳, 보험중개법인 2곳, 연락사무소 2곳 등 총 12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사업 확대는 외형 성장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보다 수익성이 높은 시장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안리의 올해 1분기 해외 일반손해보험(P&C) 합산비율은 58.1%로 국내 손해보험(70.8%)보다 12.7%p 낮았다. 해외 사업 비중이 확대될수록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다.
특히 코리안리는 단순히 해외 비중을 늘리는 데서 나아가 수익성이 높은 유럽·북미 시장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아시아 비중은 2022년 46.9%에서 올해 1분기 36.3%로 낮아진 반면 유럽·북미 비중은 같은 기간 41.9%에서 54.8%로 확대됐다. 유럽과 북미는 위험 요율 산정 체계가 상대적으로 정교해 수익성이 높고 지역별 리스크 분산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오랜 기간 주요 인수 지역이었던 아시아 비중은 줄이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수익성 확보를 위해 비아시아 지역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