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4일 (0)
대법,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교섭권 불인정… 9년 만에 원심 확정

대법,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교섭권 불인정… 9년 만에 원심 확정

승인 2026-05-21 15:18:26 수정 2026-05-21 18: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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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 분쟁과 관련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원청의 교섭 의무를 인정하지 않는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이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

이는 노조가 처음 소송을 제기한 지 약 9년 만이자, 항소심 선고 이후 무려 7년 6개월여 만에 나온 종지부다.

다만 대법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한 것은 아니었다. 주심인 오경미 대법관을 비롯해 이흥구, 신숙희, 마용주 등 4명의 대법관은 이른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입법 취지를 반영해 “원심을 파기하고 기존 판례를 변경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남겼다.

앞서 금속노조는 지난 2017년 1월,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단체교섭 요구에 원청이 응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원청인 HD현대중공업이 하청 근로자들과 교섭할 법적 의무를 지닌 ‘사용자’에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1·2심 재판부는 종전 대법원 판례가 제시한 엄격한 기준과 요건을 바탕으로 원청의 단체교섭 의무 여부를 심리했다.

대법원은 지난 1995년 12월 판결 이래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할 때, ‘근로자와의 사용종속관계 여부(지휘·감독 권한 행사, 근로 수령, 임금 지급 목적의 명시적 혹은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 성립)’를 핵심 잣대로 삼아왔다.

이후 1999년 11월에는 하청 근로자를 실질적인 원청 소속으로 인정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요건들도 추가로 판시한 바 있다.

해당 요건은 구체적으로 △사내 하청업체가 독자성이나 독립성 없이 형식적·명목적으로만 존재하는지 △원청이 실질적인 업무 지시 권한을 행사하는지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임금체계를 지배하고 결정하는 주체인지 등으로 구성된다.

HD현대중공업 사건의 1심 재판부는 사내 하청업체와 근로자들이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아,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법적 권리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지난 3월 ‘노란봉투법’이 본격 시행된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처음으로 결론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노동계와 재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개정된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사용자의 범위에 포함시켜 원청의 책임을 대폭 확대한 바 있다.

현재 CJ대한통운, 현대제철, 한화오션 및 백화점·면세점 노조 등이 이번 판결과 같은 쟁점으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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