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979조1000억원)보다 14조원 증가했다. 이는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최고치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빚)’를 의미한다.
가계신용 가운데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보면 1분기 말 잔액이 1865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12조9000억원 늘었다. 전 분기 증가폭인 11조3000억원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택관련대출(1178조6000억원)이 8조1000억원 증가했다. 주택관련대출 증가폭은 전 분기(+7조2000억원)보다 확대됐다. 6·27 대책 등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증가폭이 줄다가 3분기 만에 반등했다.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682조2000억원으로 각각 4조8000억원씩 늘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6·27대책을 통해 수도권 규제지역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고강도 대출규제를 내놓은 바 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1009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00억원 줄었다. 3년 만의 마이너스 전환이다. 주택관련대출은 전 분기보다 3000억원 늘었는데, 전 분기(+4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기타대출은 6000억원 줄어들었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325조원으로 석 달 사이 8조2000억원 늘었다. 주택관련대출이 10조6000억원이나 불어난 탓이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5000억원 줄었다.
이혜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주택관련대출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비은행기관에서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 기조 이전 대출 수요가 반영되면서 전체 주택관련대출 증가폭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최근 농협, 새마을금고 등을 대상으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에 비은행기관 주택관련대출이 계속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전 매물 출회로 주택 매매 거래가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담대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어 이 부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지난해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새마을금고의 올해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순증 0’로 설정한 바 있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도 가계대출은 531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조원 늘었다. 주택관련대출 감소폭이 축소되고 기타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
증권사 신용공여액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4조8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4조1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1분기 증권사 신용공여액은 7조3000억원 증가하면서 전 분기 증가액(3조3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빚투’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판매신용(카드대금) 잔액은 12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카드 이용규모 확대 등으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1조1000억원 늘었다. 판매신용은 전 분기 3조원 증가한 바 있다.
한은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예상을 뛰어넘는 3.6%인 점에 주목했다. 같은 기간 가계신용은 1년 전에 비해 3.5%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주담대 증가세를 주시하고 있다. 1분기 주택거래량 증가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4월 은행권 자체 주담대 증가폭이 증가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에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14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올해 신설된 은행권 주담대 별도 관리 목표 이행 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해 주담대가 주택시장을 자극하지 않도록 철전하게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