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에 부모님을 모신 보호자 A 씨는 어버이날을 앞둔 최근 가슴 철렁한 연락을 받았다.
평소 기력이 없으시던 어머니의 헤모글로빈(혈색소)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당장 응급 수혈을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내용이었다.
요양병원 장기 입원 환자들에게 빈혈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단순히 노화의 과정으로 치부하기에는 환자의 생명력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정확한 원인 파악과 대처법이 절실하다.
응급 수혈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의료진과 협력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먼저 정기적인 잠혈 검사가 필요하다.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소화기계 출혈 여부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환자의 전신 상태가 가능하다면 위·대장 내시경을 통해 출혈 부위를 확인하고 지혈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고령 환자는 검사 자체가 무리가 될 수 있어 주치위의 신중한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
둘째 조혈제 및 철분 주사 요법의 병행이다. 신장 기능 저하로 조혈 자극 약물(ESA)을 투여할 때 피의 재료인 철분이 충분해야 약물이 효과를 내므로 정맥 주사 등을 통해 부족한 철분을 함께 공급해 스스로 피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먹는 철분제는 고령 환자의 장에서 흡수율이 낮고 변비를 유발하기 쉬우므로 정맥 주사가 효율적일 수 있다.
셋째 충분한 고단백 식이 관리다. 적혈구 생성에는 양질의 단백질과 함께 엽산, 비타민 등도 필수적이다. 음식을 씹고 삼키기 어려운 환자라면 특수 영양식이나 단백질 수액 등을 통해 조혈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부산 온요양병원 전기환 진료부원장(내과전문의)은 "빈혈은 환자의 기력 저하뿐 아니라 욕창 발생이나 심부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신호"라며 "수치가 떨어질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피를 채우기보다는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원인을 교정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환자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