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조한필의 視線] 아산 이순신축제의 졸속 新콘텐츠

[조한필의 視線] 아산 이순신축제의 졸속 新콘텐츠

승인 2026-05-02 20:57:26 수정 2026-05-03 06: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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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온양온천역 도로에서 펼쳐진  ‘이순신장군 일대기 행렬’은 졸속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그런데도 관람객 호응은 뜨거웠다. 사진=조한필 기자

큰 기대를 걸었던 게 잘못일까. 눈높이가 너무 높았나.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나 지적은 하고 넘어가야겠다.

2일 아산 이순신축제에서 펼쳐진 ‘이순신장군 일대기 행렬’은 졸속으로 준비된 게 분명했다. ‘요람에서 불멸까지’라는 거창한 부제를 건 게 민망했다.

새 핵심 콘텐츠를 선 보이면서 고심한 흔적을 발견하기 힘들었다. 상투적인 구성에 진정성이 부족한 내용이었다. 영웅을 넘어선 성웅(聖雄)의 일대기 서사가 이렇게 엉성할 수 있을까. 

스토리는 소년기-무과급제-삭탈관직(삼군수군통제사 재임명)-순국 등 네 단계로 짰다. 그 속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태권도와 군인의장대 시범을 끼워 넣었다. 태권도는 두 차례나 나온다. 무과급제 단계는 주인공 이순신은 없이 해군의장대로 갈음했다. 충무공 순국 장면이 나와야 하는 노량해전은 조총 쏘는 왜군을 태권도 시범 속에 넣어 처리했다. 

이순신 일대기 행렬에서 태권도와 국군의장대 시범이 전체 내용의 주를 이뤘다.  조한필 기자


엿새 축제기간 딱 한 번 있는 이순신 행렬에 관람객 열기는 뜨거웠다. 온양온천역 앞 도로를 꽉 메웠다. 관객들은 화려한 태권도 격파와 해군의장대 시범에 환호를 보냈다. 연출자의 값싼 의도가 돋보였다. 

축제 골드타임을 차지하고, 온양 중심도로를 모두 통제하면서 보여준 새 콘텐츠가 이 정도였나. 아산시민 500명을 참여시킨 퍼레이드가 이 정도를 보여주려 했단 말인가.

며칠 전 오세현 시장의 축제 브리핑을 듣고 이렇게 기사를 썼다.  “이순신 일대기 행렬 ‘요람에서 불멸까지’에 관심이 간다. 시민 500명이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시민 몇 명은 충무공 생애와 관련된 역사인물을 연기한다. 그들이 누굴까? 이순신을 전라좌수사로 발탁한 유성룡, 사형 위기의 이순신을 구한 정탁이 아닐까. 가서 확인해 봐야겠다. 퍼레이드는 오후 3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아산고 오거리서 온양관광호텔까지 1.5km 구간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충무공 생애에 관련된 주요인물은 커녕 행렬에서 제대로 된 이순신도 만날 수 없었다.

일대기 행렬의 소년기(왼쪽)와 이순신 장군 출정 모습.  조한필 기자

이번 이순신축제는 행사 포장에만 치중한 느낌이다. 네이밍이 실상보다 과장됐다는 얘기다. 푸드존 ‘충효의 밥상’도 그렇다. ‘이순신의 정신과 이야기를 음식으로 풀어낸 체험형 푸드존’이란 설명은 과(過)했다. 충무공 정신을 음식에서 보여주겠다는 발상이 처음부터 무리였다.

역사인물축제는 콘텐츠 구성이 쉽지 않다. 교육성에 재미까지 덧붙여야 한다. 임진왜란과 이순신, 이 엄숙한 역사 주제를 풀어내는 게 녹녹하지 않다. 특히 이순신은 전국 여러 곳에서 관련 축제를 하고 있다. 해남군 명량대첩 축제, 여수시 거북선축제, 통영시 한산대첩 축제, 거제시 옥포대첩 축제 등. 이런 상황에서 아산의 이순신축제 담당자들 어깨가 무겁다. 쟁쟁한 축제 경쟁도시들이 있기 때문이다.

새 축제 콘텐츠는 쉽게 만들려 하지 마라. 콘텐츠는 디테일이 생명이다. 그게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으면 더 묵혀라. ‘우선 내놓고 고쳐 나가면 되겠지’하는 1차원적 생각을 버려라. 한 번 실망한 관객은 아예 기대를 접을 수 있다.

아산은 이순신 서사에서 소년기-결혼-무과급제-백의종군과 어머니 별세-어라산 장례에 집중해야 한다. 임진왜란 연전연승 무대는 영호남 지역이다. 갖고 있는 역사자산에 더 집중하고 충실해야 한다. 

조한필 천안·아산 선임기자
조한필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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