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0일 (0)
국민은행 바둑리그 쓸쓸한 퇴장…하나은행 새 스폰서로 등장

국민은행 바둑리그 쓸쓸한 퇴장…하나은행 새 스폰서로 등장

국민은행 마지막 바둑리그, ‘양손 경고 행위자’ 박정환 MVP
3월 기준 중국 랭킹 2위 양딩신 9단에게 ‘신인상’ 수여 촌극
시청률 0.1%대 회복 실패하고 최종 성적표 0.098%로 퇴장

승인 2026-04-25 08:47:10 수정 2026-04-25 08:51:13
국민은행이 마지막으로 후원한 바둑리그에서 ‘양손 경고 행위자’ 박정환이 MVP를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가 오지 않았고, 한국기원 관계자가 시상을 하면서 ‘스폰서 없는 시상식’이 진행됐다. 한국기원 제공

KB국민은행이 후원한 마지막 바둑리그가 챔피언결정전 3차전 최종국에서 터진 논란과 함께 막을 내렸다. ‘양손 경고 행위자’ 박정환이 MVP를 수상하고,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이 모두 종료된 지난 3월 기준 중국 랭킹 2위(현재 3위) 양딩신 9단에게 ‘신인상’을 주는 등 끝까지 촌극이 빚어졌다.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가 24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시청률 0.1%대가 붕괴되면서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이번 시즌 최종 성적표 0.098%를 받아들고 쓸쓸하게 퇴장했다.

국민은행이 후원한 마지막 바둑리그임에도 시상식에 후원사 고위 관계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흐름으로, 이날 시상식에도 한국기원 최채우 이사, 양재호 사무총장, 조한승 프로기사협회장, 임진영 한국기원 바둑TV 본부장, 한상열 6단 등이 참석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바둑리그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던 과거와 비교했을 때 위상의 추락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개인 부문 시상은 첫 시작부터 해프닝 같은 상황이 나왔다. 바둑리그가 종료된 3월 기준으로 중국 랭킹 2위, 현재 시점에도 중국 3위에 올라 있는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경력자’ 양딩신 9단에게 ‘신인상’을 주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 선수는 아무도 신인상 후보에 오를 자격조차 갖추지 못했다. 양딩신 9단은 시상식에 오지 않았고, 소속팀 코치가 트로피와 상금 300만원을 대리 수상했다.

이번 시즌 다승상은 정규리그 12경기에서 11승1패, 승률 91.7%를 기록한 영암 주장 신진서 9단이 차지했다. 다승상 수상자 신진서 9단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500만원이 수여됐다. 

MVP는 챔피언결정전 논란의 주인공 원익 주장 박정환 9단이었다. 박정환은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3차전, 승부를 결정하는 최종 5국에서 ‘양손 경고 행위’를 저지르면서 논란을 초래했다. 경고와 함께 벌점 1집을 받아야 하는 명백한 ‘경고 행위’였음에도 대국은 속행됐고, 석연치 않은 상황 속에서 박정환의 소속팀 원익이 우승을 차지했다.

박정환은 ‘양손 경고 행위’를 바둑리그에서만 저지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쿠키뉴스 취재 결과 확인되기도 했다. 쿠키뉴스가 단독 보도한 ‘바둑리그 원익 주장 박정환, ‘양손 반칙’ 처음 아니었다…상습 행위 의혹’ 기사에는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이 진행되기 이틀 전에 열린 맥심커피배 결승전에서도 의도적인 양손 착점을 했다. ‘오른손잡이’ 박정환은 당시 오른손에 쥐고 있던 돌을 미리 왼손으로 옮긴 뒤, 왼손으로 착점하면서 동시에 오른손으로 시계를 눌렀다. 이는 해당 대국에서 박정환이 왼손으로 착점한 유일한 수이기도 했다.

이와 같은 반칙이 계속 나오고 있었음에도 박정환은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았고, 결국 국민은행이 후원하는 마지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종국에서까지 ‘양손 경고 행위’를 범하면서 승리했다. 팀은 우승했고, 논란을 일으킨 박정환은 MVP를 수상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가 마지막 시상식에도 불참한 이유와 어떤 관계가 있을지 향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박정환은 “10년 만에 MVP를 받게 돼 기쁘다”면서 “챔피언결정전에 출전해봤지만, 최종국은 처음이었다. 마지막 5국이 가장 긴장됐고 바둑도 어려워서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언급했다. 마지막 5국에서 범한 ‘양손 경고 행위’에 대한 발언은 없었다.

국민은행이 후원한 마지막 바둑리그, 논란의 우승팀 원익에 트로피를 수여한 건 KB국민은행 관계자가 아니었다. 한국기원 소속 한상열 6단(왼쪽에서 네 번째)이 시상자로 나섰다. 한국기원 제공

한편 이어진 단체전 시상에서는 우승팀 원익이 상금 2억5000만원을 수상했다. 정규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원익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영림프라임창호를, 챔피언결정전에서 울산 고려아연을 차례로 꺾고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팀을 정상으로 이끈 이희성 감독에게는 감독상과 함께 상금 3000만원이 수여됐다. 이희성 감독 역시 박정환 ‘양손 경고 행위’ 논란은 언급하지 않고,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자고 일어나면 가슴을 쓸어내린다. 최선을 다해 우승을 이뤄준 박정환 및 모든 선수들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원익 홍일점으로 활약한 ‘바둑 여왕’ 김은지 9단은 “정말 간절하게 원해서 우승이 이뤄진 것 같다. 너무 기쁘고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감독님 및 팀원들과 원익팀을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개막 3연패 뒤 10연승을 질주하며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데 이어, 챔피언결정전 최종전까지 가는 투혼을 보여준 울산 고려아연에게는 준우승 상금 1억원이 수여됐다. 국민은행이 마지막으로 후원한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정관장과 GS칼텍스의 개막전으로 시작해 정규리그 14라운드 56경기와 포스트시즌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강유택의 정규리그 10전 전승, 울산 고려아연의 10연승 돌풍 등이 이번 시즌을 대표하는 장면으로 남았다. 

한편 2006년부터 한국 바둑리그와 함께한 KB국민은행은 2025-2026시즌을 끝으로 20번째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KB국민은행 후원에 감사를 표하는 영상이 상영됐지만, 현장에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아 빛이 바랬다. 국민은행과 결별한 바둑리그는 다음 시즌부터 하나은행 바둑리그로 새롭게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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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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