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3일 (3)
“2분기 더 좋다”…SK하이닉스, 곽노정式 ‘투자 확장’ 속도 붙나

“2분기 더 좋다”…SK하이닉스, 곽노정式 ‘투자 확장’ 속도 붙나

승인 2026-04-23 10:01:14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AI 시대, SK하이닉스가 그리는 새로운 비전과 기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1분기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2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적 호조로 재무 여력이 확대되면서 향후 투자 확장 국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8%, 405% 급증한 수준이다. 매출은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72%) 역시 창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HBM·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은 제품 믹스 변화다. SK하이닉스는 HBM을 비롯해 고용량 서버 D램,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메모리 수요가 학습 중심에서 실시간 추론 중심으로 확장되면서, D램뿐 아니라 낸드까지 수요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이후 실적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기업용 SSD 수요가 동반 증가하면서 실적이 ‘가속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김선우, 우서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이 61조4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3분기 72조1000억원, 4분기 78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사는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AI 기술 고도화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또 연내 목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 재평가와 함께 대규모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가 단순 부품에서 AI 인프라로 성격이 변화하면서, 산업 경쟁이 가격 중심에서 공급 능력과 투자 규모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메모리 수요는 가격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클라우드 기업 입장에서 메모리는 비용이 아닌 장기 투자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가격 상승에도 수요가 유지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구조적으로 낮아졌다는 점”이라며 “과거 모바일·PC 고객과 달리 CSP(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등 서버 고객사에게 디램은 단순한 재료비가 아니라 장기 투자 자산(Capex)으로 취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인프라 투자는 전략적 선택의 영역으로, 성능 확보와 시장 선점이 핵심인 만큼 높은 디램 가격에도 수요 저항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에는 낸드 역시 이러한 흐름에 편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둘러싼 부담도 존재한다. 주주총회에서는 배당 확대 요구와 함께 투자와 주주환원 간 균형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곽 사장은 “반도체 산업은 업황 변동성이 큰 만큼 재무건전성 확보가 최우선”이라며 “투자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추진하는 과도기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특별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 약 14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시행했고, 향후 추가적인 환원 정책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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