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3일 (6)
실적은 최대인데 주가는 제자리…크래프톤 ‘1조 환원’ 승부수 던진 속내는

실적은 최대인데 주가는 제자리…크래프톤 ‘1조 환원’ 승부수 던진 속내는

상법 개정·주주 압박 속 ‘방어적 환원’ 분석
넥스트 배그 부재 여전히 과제

승인 2026-04-23 06: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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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2026년 개발 로드맵. 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주가 저평가가 해소되지 않자 대규모 주주환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이익 환원이 아니라 주가 방어와 투자심리 회복을 겨냥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크래프톤은 3362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127만5923주를 오는 27일 소각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물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 1000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도 실시한다. 주당 배당금은 2240원으로 현재 주가 기준 예상 배당수익률은 약 0.9% 수준이다. 

아울러 크래프톤은 3년간 자사주 7000억원 이상 소각과 현금배당 3000억원을 포함한 총 1조원 규모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도 마련했다. 단기 환원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공격적인 환원 정책의 배경에는 견조한 실적이 있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누적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8% 증가한 3조326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또한 1조544억원을 달성하며 2년 연속 ‘1조 클럽’을 수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러한 호실적에도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크래프톤 주가는 최근 25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52주 최고가(39만3000원) 대비 약 36%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적과 기업가치 간 괴리가 장기화되면서 경영진이 직접 주주환원 카드를 통해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는 크래프톤의 포트폴리오와 관련 있다는 평가다. ‘배틀그라운드’ IP 매출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차세대 동력으로 지목된 ‘인조이’와 ‘미메시스’ 성과가 배틀그라운드의 파괴력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신작이 각각 10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며 성과를 냈으나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장기 라이브 서비스형 매출 구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지적된다. 이에 시장에서는 여전히 특정 IP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불안 요소로 꼽는다.

여기에 최근 상법 개정 논의 등 주주 보호 강화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이 주주로 확대되면서 기업의 자본 배분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책임이 강화되면서 상장사 전반에서 주주 친화 정책을 확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이번 주주환원 정책은 신규 파이프라인의 수익성이 완전히 입증되기 전까지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크래프톤이 파격적인 환원책으로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향후 기업 가치 산정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펍지는 시즌 영향 및 업데이트 콜라보 효과로 분기 등락이 지속되겠지만 IP의 견고함은 재차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펍지 매출의 지속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수익화 모델의 정점을 한 단계 벗기며 넥스트 IP를 확보하는 역량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송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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