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3일 (6)
세월호 12년, 생명안전기본법 표류…“이번엔 약속 지킬까” 농성 지속

세월호 12년, 생명안전기본법 표류…“이번엔 약속 지킬까” 농성 지속

생명안전기본법, 폐기 후 다시 계류 “대통령도 약속했는데…6년의 기다림”
세월호·이태원 참사 유족 연대 “진상 규명 없이는 고통이 끝나지 않는다”
與 농성천막 찾아 ‘4월 중 처리’ 약속했지만…일정·직권상정 여부 “아직”

승인 2026-04-16 15:55:36 수정 2026-04-16 17: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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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2주기 전야인 15일 참사 유족과 시민단체가 생명안전기본법을 촉구하는 문화제를 열고 있다. 김미경 기자

2026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12주기 전까지 생명안전기본법을 제정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참사 유족들은 계류 중인 생명안전기본법이 처리될 때까지 국회 앞 천막에서 농성과 피켓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16일 정치권에서는 생명안전기본법을 조속히 제정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참사 유족과 시민단체에서는 이날까지 제정을 마치겠다는 약속을 이미 한 차례 어긴 데 대해 실망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날 국회 앞에서는 4·16연대,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재난참사피해자연대, 생명안전동행 등 시민단체가 세월호 참사 12주기 전야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촉구 문화제를 열었다.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생명안전을 국정 과제로 두고, 유족들과의 면담에서도 이를 특히 강조했다”며 “법안 협의가 계속돼 기대했으나, 결국 12주기 이전에 통과되지 못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사람의 안전권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재난과 각종 안전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할 독립조사기구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안은 2020년 발의됐으나 법안 심사조차 받지 못한 채 제21대 국회 종료로 폐기됐다.

이후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명시했고, 세월호 참사 12주기 전 처리를 목표로 설정하면서 지난해 3월 77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그러나 현재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2소위원회에 계류 중으로, 아직 법안 심사도 받지 못한 상태다.

세월호 참사 12주기 전야인 15일 참사 유족과 시민단체가 생명안전기본법을 촉구하는 문화제를 열고 있다. 김미경 기자

유족들은 생명안전기본법의 첫 발의 이후 6년을 기다려 왔다. 김 사무처장은 “거슬러 올라가면 참사로 인한 아픔은 이태원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등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며 “생명안전기본법은 결국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법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유족인 신정섭 씨(애진아빠)도 12주기 전야 문화제에서 “12년간 세월호 유족의 고통에 공감한다. 세월호 ‘7시간’ 문건을 공개하도록 한 것도 12년 가까이 지난 불과 얼마 전 아니었느냐”고 짚었다. 이어 “작별의 이유를 알지 못하고 진상이 규명되지 않으면 고통은 계속된다”며 “힘들고 지난한 날들이었다”고 애통해했다. 참사를 독립적으로 조사하고 진상을 규명할 기구가 설치돼야 유족의 고통이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날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유족과 시민단체가 농성 중인 천막을 찾아 “단독 처리를 해서라도 생명안전기본법을 4월 중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행안위 법안심사2소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만큼, 협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안소위를 건너뛰고 행안위 전체회의에 직회부하는 방안도 있다”며 늦어도 5월 임시회에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다만 12주기 당일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도 “생명안전기본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회의 종료 후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구체적인 처리 일정과 직권상정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참사 유족과 시민단체는 정부와 정치권의 약속을 지켜보겠다면서도, 4월 중에는 시위와 농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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