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일상 속으로 파고든 자율주행…사고‧책임 기준은 제자리걸음

일상 속으로 파고든 자율주행…사고‧책임 기준은 제자리걸음

버스·택시 등 생활 교통수단으로 빠르게 진입
기업-지자체 협력 통한 자율주행 상용화 속도
기술 개발 속도 대비 안전 검증 기준은 제자리
자율주행 사고도 증가세…“안전 절대적 기준”

승인 2026-04-07 06:00:09 수정 2026-05-26 13:43:41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카카오모빌리티가 강남구 일대에서 운영 중인 ‘서울자율차‘를 직접 탑승해봤다. 송민재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강남구 일대에서 운영 중인 ‘서울자율차‘를 직접 탑승해봤다. 송민재 기자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가 버스와 택시 등 생활 교통수단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안전 검증 체계와 법적 책임 기준 정비는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확산 빨라진 자율주행…사고도 함께 늘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30일부터 전국 최초로 ‘새벽동행 자율주행 버스’ A741 운행을 시작했다. 구파발역에서 양재역까지 23.5km 구간을 왕복하는 A741은 기존 자율주행 버스와 달리 전 구간 자율주행을 표방하고 있다. 올해 1월 26일부터 어린이‧노인‧장애인보호구역에서도 자율주행이 허용되면서다.

앞서 같은 달 16일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강남구 일대에서 심야 호출형 서비스 ‘서울자율차’ 운영에 나섰다. 서울자율차에는 △독자적인 하드웨어 설계 역량 △자율주행용 AI 데이터로 학습하는 AI 데이터 파이프라인 △인지·판단시스템을 AI로 고도화한 자율주행 핵심 설루션 등이 적용됐다. 플랫폼 사업자가 단순 호출 서비스를 넘어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셈이다.

AI 자율주행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도 지난 2월 경기 성남시에서 도심 자율주행 셔틀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이는 2024년 성남시와 맺은 ‘모빌리티 특화도시 조성사업’ 업무협약에 따른 후속조치다.

자율주행차 확산은 교통 편의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자율주행 버스를 이용한 50대 강모씨는 “그동안 버스를 탈 때면 배차 간격이 일정하지 않아 불편한 경우가 많았다”며 “자율주행 버스는 운행 간격이 일정해 이동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율주행 확산 속도에 비해 안전 검증 체계와 사고 책임 기준 정비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실제 자율주행 중 돌발 상황이나 신호 체계가 복잡한 구간에서 판단 오류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기자가 강남구에서 서울자율차를 탑승했을 때도 차량이 몰린 차선에서 진입하지 못한 채 우회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지난해 5월 경기 수원시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국내 자율주행차 사고는 △2022년 7건 △2023년 27건 △2024년 31건 △2025년 47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중국 등 자율주행 선도국에서는 기술·주행 데이터 축적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안전 검증도 체계화되고 있다”며 “반면 국내의 경우 여러 규제에 막혀 실증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 안전 대응에 더 취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의 누적 실증 거리는 1억6000만km를 돌파했고, 중국 바이두도 누적 1억km를 넘어섰다. 반면 한국은 기업 전체 누적 실증 거리를 합쳐도 약 1300만km에 그쳤다. 사고 책임 기준이 불분명한 점도 문제다. 현행법상 자율주행으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가릴 법적 근거가 부재한 상황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차량. 송민재 기자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차량. 송민재 기자

“안전은 절대적 기준…법 체계 등 구체화해야”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것만큼이나 안전 기준과 법 체계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율주행이 일상 교통수단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제도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고영향 AI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되는 영역일수록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위험관리 조치를 선제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관련 법제와 표준 준수를 위한 전사적 원칙과 규율을 제정해 서비스 전 단계에서 신뢰성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율주행 고도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규제를 푸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안전 기준과 책임 원칙을 정교하게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한 실증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이 기술의 연속성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기술 개발 속도에 맞춰 안전 보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기술 속도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안전을 전제로 하지 않고 기술 개발에만 속도를 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상용화는 기업이나 행정 등 어느 한 축만 움직인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와 지자체, 시민 등 다양한 주체가 모여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함께 안전 보호 체계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민재 기자 프로필 사진
송민재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