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대신 뿌리는 독감백신…소아과 인력 부담 완화 기대”

“주사 대신 뿌리는 독감백신…소아과 인력 부담 완화 기대”

김윤경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운데)가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인플루엔자 생백신 ‘플루미스트인트라나잘스프레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플루엔자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주사제형이 아닌 코 점막에 뿌리는 비강 스프레이형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출시되면서 의료 현장의 인력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소아를 상대로 하다 보니 접종 과정이 쉽지 않았던 소아과에서 환자 순응도가 높은 제형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김윤경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인플루엔자 생백신 ‘플루미스트인트라나잘스프레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소아 예방접종은 환자 1명당 의사, 간호사, 보호자 등 2~3명이 함께해야 한다”며 “최근 소아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이 줄어 인력 부담이 큰 상황에서 새로운 방식의 인플루엔자 백신이 출시된 것은 현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언급한 플루미스트는 비강 스프레이형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지난 4월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이 백신은 24개월 이상 49세 이하의 소아와 성인을 대상으로 하며, 인플루엔자 A형 및 B형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예방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유통될 예정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예측한 바이러스 유행에 맞춰 3가 백신으로 도입된다.

플루미스트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주로 침투하는 코 점막에서 작용한다. 자연 감염의 경로를 그대로 따르기 때문에 세포 면역과 항체 면역뿐 아니라 점막 면역까지 유도할 수 있다. 여러 부위에서 바이러스 방어가 가능해 기존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 종류와 다르게 유행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보상 면역을 기대할 수 있다.

5세 미만 소아를 대상으로 진행한 인플루엔자 백신 임상 연구에 따르면, 약독화 생백신(비강 스프레이형) 접종군은 불활성화 백신(주사제) 접종군에 비해 인플루엔자 발생률이 54.9% 낮았다. 2004~2005년 절기에 24~59개월 소아를 대상으로 이뤄진 연구에서도 비강 스프레이형 접종군이 불활성화 백신보다 A형 바이러스 일치·불일치 상황 모두에서 더 높은 예방 효과를 보였다. 이상사례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일부 상기도 감염 증상이 나타난 정도에 그쳤다.

김 교수는 이번 백신 출시가 공중보건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인플루엔자로 인한 세계적 보건의료 부담은 상당하다”며 “소아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바이러스를 배출하고 더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집단 감염 위험이 높고 입원율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플루미스트는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소아 접종률을 효과적으로 높여 지역사회 전파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향후 인플루엔자 백신의 국가예방접종(NIP)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NIP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NIP가 적용되는 12세 미만 어린이와 고령층은 접종률이 80%에 달하지만, 그 외 연령층은 60~70%에 그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연령층 접종률이 70%를 넘어야 효과적 집단면역이 가능하다”며 “18세 미만까지 국가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하면 인플루엔자 유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호흡기면역사업부 전무는 “플루미스트가 인플루엔자 백신의 새로운 선택지가 돼 국내 접종률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중보건 향상과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합리적 접종 가격을 제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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