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들 통해 살아 숨쉬어”…6명 살리고 떠난 두 아이 엄마

“다른 이들 통해 살아 숨쉬어”…6명 살리고 떠난 두 아이 엄마

2006년 기증희망등록 생명나눔 실천

故 이근선씨와 그의 가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집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여성이 장기기증 약속을 실천해 6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5일 뇌사 상태였던 고(故) 이근선(38)씨가 삼성서울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안구를 6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1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1일 집에서 쓰러진 후 자녀에게 발견돼 급히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 모두 지난 2006년 기증희망등록 신청을 하면서 생명나눔을 약속한 바 있다.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존중해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유족들은 고인이 남겨두고 떠난 9세, 10세 두 자녀에게 엄마가 다른 누군가의 몸 속에 살아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또 고인이 한 줌의 재로 떠나기보다는 사람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다른 이를 통해 살아 숨 쉬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난 고인은 웃음이 많고 밝았다. 젊은 시절 클래식을 작곡했고 피아노 강사로도 활동했다. 시간이 나면 미술 전시나 공연 관람을 즐기곤 했다. 고인은 2014년 1월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고, 2024년 4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씨의 남편 김희수씨는 “함께했던 모든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다시 만나러 갈 때까지 기다려달라”면서 “그때까지 아이들과 행복하게 잘 지낼게.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고인이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이자 생명을 살린 영웅으로 기억될 수 있길 희망한다”면서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린 기증자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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