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스마트폰과 TV 디스플레이를 더 얇고 선명하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양자점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기판 두 장을 붙이는 대신 한 기판 위에 모든 기능층을 차례로 쌓는 공정을 구현해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을 단순화 할 수 있다.
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실은 고산테크, 덕산네오룩스와 공동으로 산업용 잉크젯 프린팅을 이용한 단일 기판 적층형 QD-OLED 제작 기술을 구현했다고 2일 밝혔다.

현재 상용 QD-OLED는 청색 OLED를 만드는 기판과 양자점 색변환층을 만드는 기판을 각각 제작, 서로 붙이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QD-OLED는 청색 OLED가 만든 빛을 양자점이 적색과 녹색으로 변환해 색을 표현한다.
양자점은 수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입자 크기에 따라 특정 색의 빛을 내거나 다른 색으로 바꾸는 특성을 가져 OLED보다 색 표현력이 뛰어나 프리미엄 TV와 모니터에 주로 적용된다.
하지만 기존 방식은 기판 두 장을 정밀하게 맞춰 접합한다.
두 기판 사이에는 빈 공간을 메우는 충진재층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패널이 두꺼워질 뿐 아니라 미세한 정렬 오차가 화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구조를 바꾸기 위해 청색 OLED 위를 박막봉지(TFE) 로 보호하고, 그 위에 ‘블랙 픽셀 정의층(Black PDL)’과 양자점 색변환층을 순서대로 형성했다.
박막봉지는 OLED를 수분과 산소로부터 보호하는 얇은 보호막이며, 블랙 픽셀 정의층은 화소를 구분하고 인접 화소 간 빛이 번지는 현상을 막는 검은색 격벽 구조다.
이는 별도 양자점 기판 없이 한 기판 안에 OLED 발광층과 색변환층을 모두 제작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소재와 장비, 공정을 하나의 제조 체계로 통합한 것이다.
고산테크는 산업용 잉크젯 프린팅 장비와 정밀 분사 기술을 개발했다.
산업용 잉크젯 프린팅은 기능성 잉크를 미세 노즐로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분사해 박막을 만드는 공정이다.
연구팀은 이 장비를 이용해 양자점 잉크를 각각의 화소에 오차 없이 배치했다.

덕산네오룩스는 OLED가 손상되지 않도록 100℃ 이하 저온에서도 형성 가능한 고종횡비 블랙 픽셀 정의층 소재를 개발했다.
기존 블랙 픽셀 정의층은 높은 격벽을 만들기 어렵고, 고온 공정 과정에서 아래쪽 OLED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반면 새 소재는 낮은 온도에서 충분한 높이의 격벽을 형성해 두꺼운 양자점 색변환층을 안정적으로 담고, 화소 간 빛 번짐도 줄였다.
ETRI는 이들 기술을 통합해 단일 기판 적층 공정을 최적화했다.
연구팀은 6인치 패널을 제작해 기술 적용성을 검증했다.
패널에는 18만 4800개 서브픽셀을 구현했고, 141ppi 수준 화소 밀도를 확보했다.
이는 65인치 8K TV에 요구되는 화소 밀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울러 연구팀은 스마트폰과 폴더블 OLED에 적용되는 ‘컬러필터 온 봉지(COE)’ 개념을 양자점 OLED에 확대 적용했다.
기존 COE 기술은 외부 빛 반사를 줄이는 역할이 중심이었다.
반면 이 기술은 블랙 픽셀 정의층 내부에 양자점 색변환층까지 형성해 색변환 기능 자체를 하나의 기판 안에 집적했다.
이 방식은 기판 접합 공정을 줄이고 제조 공정을 단순화하는 동시에 패널 두께를 더욱 얇게 만들 수 있다.
기판 정렬 오차도 줄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제작에도 유리하다.
특히 화소를 매우 촘촘하게 배치해야 하는 혼합현실(MR) 과 확장현실(XR) 기기에서는 작은 오차도 화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초고해상도 실감형 디스플레이 제작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실 권병화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실험실 수준의 소자 제작을 넘어 실제 패널 공정까지 구현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며 ”디스플레이 산업의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 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