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일 (4)
LCC에 곳간 여는 모기업…쌓여가는 ‘위기의 청구서’

LCC에 곳간 여는 모기업…쌓여가는 ‘위기의 청구서’

트리니항공, 장거리 노선 확대 뒤 손실↑…소노 자금 부담 커져
에어프레미아, 완전자본잠식 해소해야…대주주 증자 여력 변수
파라타항공, 운행 재개에도 손실 확대…위닉스 수익성 압박도
“모기업 지원만으론 한계…독자생존 어려워지면 재편 가능성”

승인 2026-06-30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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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들이 서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들이 서있다. 연합뉴스
저비용항공사(LCC)의 적자가 더 이상 항공사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항공사를 살리기 위한 유상증자와 운영자금 지원이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모기업으로 번지고 있다. 한때 ‘신성장동력’으로 여겨졌던 항공사업이 이제는 모기업 실적까지 흔드는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LCC 대주주들은 항공 자회사 지원을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장거리 노선 확대에 따른 투자 부담에 고환율·고유가까지 겹치면서 항공사들의 재무구조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거리 확대에 악화된 재무…모기업까지 번진 부담
 
소노트리니티그룹(대명소노그룹)의 자회사 트리니티항공(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과정에서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을 넘겨받으며 장거리 시장 진출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장거리 노선은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은 데다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과 환율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655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2000%까지 치솟았다.
 
결국 트리니티항공은 업계 최초로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8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11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자금 부담은 모기업으로 옮겨갔다. 최대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은 특수목적법인(SPC)들과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하고 보유 주식 4620만2631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항공사 유동성 확보를 위해 모기업이 직접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에어프레미아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부채비율은 지난 2022년 686%에서 작년 2988%로 급등했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7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4년 9월 에어프레미아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렸다. 이에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9월까지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영업정지나 항공운송사업면허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줄였지만 이는 회계상 결손금을 정리하는 절차일 뿐이다. 실질적인 재무 개선을 위해서는 하반기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대주주의 자금 여력이다. 에어프레미아의 대주주인 타이어뱅크는 증자 참여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금 동원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타이어뱅크의 현금성 자산은 3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최대주주인 AP홀딩스의 현금성 자산도 282억원 수준에 그친다. 자본잠식 해소를 위한 증자 규모가 커질 경우 추가 차입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운항 재개에도 이어지는 지원…모기업 실적도 압박
 
위닉스도 파라타항공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위닉스는 파라타항공 인수 이후 운항 재개를 위해 지분 인수와 운영자금 지원, 출자전환 등을 이어왔으며 지금까지 투입한 자금은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운항 재개 이후에도 적자가 이어지면서 자금 지원이 단기에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첫 상업 운항을 시작한 파라타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344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손실은 326억원에 달했다.
 
여파는 위닉스 실적에도 반영됐다. 위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54억원에서 217억원으로 확대됐다. 항공 자회사 지원 부담이 모기업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LCC의 자금난이 장기화될 경우 업계 재편 압력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기업 지원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질 경우 일부 항공사의 독자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항공사는 운영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이 큰 산업인 만큼 모기업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LCC들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모기업 지원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경쟁이 심화되면 일부 항공사는 더 이상 독자적으로 버티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결국 인수·합병이나 시장 퇴출 등 업계 재편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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