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일 (4)
‘반도체 공정 정밀도 높인다’… 핵융합연, 플라즈마 진단기술 민간 이전

‘반도체 공정 정밀도 높인다’… 핵융합연, 플라즈마 진단기술 민간 이전

핵융합 플라즈마 계측 기술, 반도체 장비 핵심 원천기술로 확장
기존 센서 한계 극복 DiCoVI 센서,플라즈마 전달 전력 정밀 계측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안정성 향상
아센디아, 차세대 RF 매처 개발·사업화 추진

승인 2026-07-01 14: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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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밀 RF 파워 측정 기술 실시계약을 체결한 아센디아 박문수 대표이사(왼쪽)과 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고정밀 RF 파워 측정 기술 실시계약을 체결한 아센디아 박문수 대표이사(왼쪽)과 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핵융합 플라즈마 연구에서 개발한 핵심 계측 기술이 반도체 제조장비에 적용된다.

이 기술은 기존 센서가 측정하지 못했던 플라즈마 전달 전력을 정밀 측정할 수 있어 반도체 공정 안정성과 수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하 핵융합연)은 1일 본원에서 반도체 장비 기업 ㈜아센디아와 고정밀 RF(고주파) 전력 측정기술 ‘DiCoVI(Directional Coupled VI) 센서’ 기술실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기술은 핵융합 플라즈마 진단을 위해 개발한 원천기술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으로 확장한 사례다.

핵융합연은 2020년부터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융합연구단 사업 ‘플라즈마장비 지능화(Plasma E.I.)‘ 연구와 올해 시작한 전략연구사업 ’초미세공정용 반도체 장비 개발‘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는 플라즈마가 웨이퍼 표면을 깎거나 얇은 막을 입히는 식각과 증착이 핵심이다.

이때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고주파(RF) 전력을 일정하게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장비에서 공급한 전력이 모두 플라즈마에 전달되지 않고, 일부가 장비 내부에서 반사되거나 손실된다.

때문에 실제 공정에 전달되는 전력이 조금만 달라져도 미세회로 형성 결과가 달라지고, 심하면 불량률 증가와 수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선폭이 나노미터 수준까지 줄어들면서 실제 전달 전력을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느냐가 공정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현재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VI 센서는 전압과 전류만 측정해 전력 상태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플라즈마 공정은 전기적 특성이 계속 변하는 복잡한 환경이어서 실제 플라즈마에 전달된 전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플라즈마 공정 실시간 모니터링의 한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플라즈마 공정 실시간 모니터링의 한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연구원이 개발한 DiCoVI 센서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DiCoVI는 기존 VI 센서에 방향성 결합 기술을 결합했다.

전압과 전류를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비에서 플라즈마로 전달되는 전력과 다시 장비 쪽으로 되돌아오는 반사 전력을 각각 구분해 측정한다.

이를 통해 플라즈마가 실제 사용하는 전력을 더욱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연구팀은 방향성 결합기의 전진·반사 전력 측정 기술과 VI 센서를 하나로 융합해 기존 센서의 측정 오차를 줄였다.

특히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비정상 임피던스(Non-50Ω) 조건에서도 실제 전달 전력을 높은 정확도로 측정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이 기술은 RF 매처(RF Matcher)에 적용된다.

RF 매처는 고주파 전원이 플라즈마 챔버에 최대 효율로 전달되도록 전기적 조건을 맞춰주는 장치다.

DiCoVI 센서를 RF 매처에 적용하면 장비가 가동되는 동안 입력단과 출력단의 전력 상태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연구자는 실제 공정에 전달되는 전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장비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공정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DiCoVI 센서의 고주파 전력 측정 정확도 검증.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DiCoVI 센서의 고주파 전력 측정 정확도 검증.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기술을 이전받은 아센디아는 1990년 설립 이후 반도체 플라즈마 공정용 RF 전원공급장치와 RF 매처, 필터, 튜너 등을 개발해 온 전문기업이다.

회사는 DiCoVI 센서를 자사 RF 매처에 적용해 고정밀 전력 측정 기능을 갖춘 차세대 RF 매처를 개발하고 사업화할 계획이다.

연구원은 이번 기술이 반도체 장비의 지능화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비가 스스로 전달 전력 변화를 분석해 이상을 감지하거나, 인공지능(AI) 기반 공정 제어 시스템과 연계해 플라즈마 상태를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기술로도 발전할 수 있다.

또 플라즈마 계측·진단 기술이 핵융합 연구를 넘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식 핵융합연 플라즈마장비지능화연구단 책임연구원은 “반도체 플라즈마 공정에서는 장비가 공급한 고주파 전력이 실제 플라즈마에 얼마나 전달되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공정 품질을 결정한다"며 ”이번 기술이전은 핵융합 연구에서 개발한 플라즈마 진단 기술이 산업 현장의 공정 안정화와 장비 고도화로 이어지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국 핵융합연 원장은 “핵융합 연구 과정에서 확보한 플라즈마 원천기술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며 ”기업과 기술협력을 확대해 연구 성과가 산업 현장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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