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는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매각하더라도 고객 보호 책임을 지게 된다. 금융회사가 채권을 팔고 떠나면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관행을 손질해 반복 매각 과정에서 채무자가 과도한 추심과 신용도 하락 등의 불이익을 겪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오는 18일부터 사전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7월 중 개정을 완료하고 즉시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제2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발표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 방안’의 후속조치다. 당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인간은 실수할 수 있는 존재이며 한 번의 경제적 실패가 영원한 예속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대출은 채무자의 상환 약속일뿐 아니라, 채권자의 적절한 심사와 관리가 결합된 미래를 향한 채권자와 채무자의 공동결정이므로 실패의 비용도 함께 나누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최초로 대출을 일으킨 원채권 금융회사가 채권을 매각한 이후에도 채무자 보호 책임을 지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연체채권의 반복적·기계적 매각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직접 보유하며 추심할 경우에는 ‘개인채무자보호법’에 따라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추심업무를 외부에 위탁하더라도 수탁 채권추심회사가 개인 채무자에게 손해를 입히면 금융회사가 연대 배상 책임을 지는 등 강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
반면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매각하면 채권을 즉시 회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 보호 책임에서 사실상 벗어날 수 있다. 이에 원채권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연체채권을 관리·회수하는 것보다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채무자는 이 과정에서 은행에서 저축은행·카드·캐피털사를 거쳐 매입채권추심업체로 이어지는 반복적인 채권 매각 구조에 노출되면서 예상보다 강한 추심을 받거나, 신용평점 하락 등의 불이익을 겪을 수 있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이번 개정안은 원채권 금융회사에 채권 양수인의 불법행위 여부를 점검하고, 위법사항을 발견할 경우 금융당국에 보고할 의무를 부여한다. 원채권 금융회사는 양수인 점검에 필요한 정보를 양수인에게 요구할 수 있으며, 양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
또한 원채권 금융회사가 채권 매각 시 매각 계약서에 채권 재매각 관련 사항을 조건으로 포함하도록 의무화한다. 원채권 금융회사는 채권 재매각 가능 여부와 범위, 승계 대상인 채무자 보호 조건, 재매각 대상 추심업체의 적정성 판단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양수인이 이를 위반할 경우 향후 채권 매각을 제한한다.
금융위는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 중 다른 조치 필요사항들도 조속히 추진해 정책효과를 조기에 시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