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리문학관은 오는 20일 세미나실에서 박경수를 초청해 ‘하동 출신 시인 김병호의 시와 시 세계 재인식’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강연은 오랜 세월 한국 문학사에서 잊혀졌던 저항시인 김병호의 문학적 업적을 재조명하고, 그가 하동 출신 최초의 근대 시인임을 학술적으로 규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박경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김병호 시인은 지난 1904년 경상남도 하동군 하동읍 목도리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동안 일부 문학사 자료에서는 동명이인 시인과의 이력 혼선, 진주에서 성장한 배경 등으로 인해 ‘진주 출신’으로 잘못 기록돼 왔다.
박 교수는 호적등본과 유족 증언, 당시 문헌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추적·검증한 결과, 김병호가 1925년 문예지 조선문단에 시 ‘안진방이꽃’이 당선되며 등단한 하동 출신 시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하동 최초의 문학가로 알려진 남대우의 1934년 등단보다 9년 앞선 기록으로, 하동 근대문학의 시작 시점을 1920년대까지 앞당기는 중요한 연구 성과로 평가된다.
김병호 시인은 일제강점기 민족 정체성과 저항 의식을 작품에 담아낸 선구적 문학인이었다. 그는 1925년 일본 도쿄에서 발행된 시 전문지 일본시인에 ‘오늘은 조선의 추석날이다‘를 발표했으며, 1929년에는 일본 프롤레타리아 문학운동 단체인 NAPF 기관지 ’전기‘에 일본어 시 ‘나는 조선인이다’를 게재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KAPF 계열 문인들과 교류하며 사회 비판적 경향시를 발표했고, 프롤레타리아 동요집 ‘불별’(1931)에 참여하는 등 소년문예운동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이로 인해 일제의 감시와 탄압을 받았으며, 일제 말기에는 절필로 저항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특강에서 박 교수는 김병호 시인의 삶과 작품 세계, 그리고 일제강점기 저항 정신을 심도 있게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남대우 시인의 문학적 가치 역시 존중하면서, 그보다 앞서 하동 문학의 기반을 마련한 선배 문학가로서 김병호의 위상을 새롭게 조명할 계획이다.
박경수 명예교수는 "한국 문학사에서 잊혀질 뻔한 저항시인 김병호의 고향이 하동임을 밝히고, 군민들과 함께 그의 시 세계를 재인식하는 자리를 갖게 돼 뜻깊다"며 "시집 한 권 남기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 그의 문학적 업적이 고향에서부터 올바르게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아무 관장은 "이번 특강은 ‘문향 하동’의 역사적 뿌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지역 문학사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김병호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사료 발굴과 학술·선양 사업을 적극 추진해 하동문학 100년사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동=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