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밖의 푸르름이 짙어가는 이 계절, 우리는 다시한번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거대한 선택의 갈림길 앞에 서 있습니다. 오는 6월 3일은 우리 동네의 살림꾼을 뽑고, 나아가 내가 살아가는 터전의 내일을 결정하는 신성한 선거일입니다. 소설가로서 인간의 이야기를 받아 적고, 방송인으로서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전국 지자체의 홍보대사로서 우리 국토 구석구석을 발로 뛰어온 저에게 이번 선거는 남다른 무게로 다가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 저는 글자뒤에 숨은 진짜 세상의 이야기, ‘전정희의 행간’을 통해 여러분의 가슴속에 잠들어 있는 가장 소중한 권리를 깨우고자 합니다.
지자체 홍보대사라는 과분한 이름표를 달고 인천의 개항장거리부터 강화의 마니산, 화천의 용화산, 영덕의 고래불해수욕장, 문경 새재길 동해의 푸른바다 등 참 많이도 걸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제가 만난 것은 엽서 속 그림이 아니라, 매일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진짜 우리 주민들’의 땀방울이었습니다. 그들의 일터와 삶의 현장에 들어가 마이크를 건넬 때마다, 주민들이 제게 털어놓은 가슴속 바람은 놀랍도록 한결같았습니다.
“우리 동네에도 젊은이들이 들어와서 새 터전을 이루고 북적북적 살아가면 좋겠어.” 하지만 이 소박한 소망 뒤에는 이내 깊은 한숨이 따라붙었습니다. “그런데 애들이 들어와서 할 일이 없으니, 억지로 오라고도 못 해. 밤 7시만 되면 식당들이 죄다 불이 꺼져서 암흑천지가 되는데 누가 살러 오겠어.” 서민들의 삶을 지탱해 줄 은행의 문턱은 높아 당장 내일의 생계를 위한 대출조차 받기 힘든 고단한 일상. 그 속에서 우리 이웃들의 삶은 하루가 다르게 팍팍해지고 있었습니다. 거창한 거대 담론이나 화려한 정치적 수식어는 그들의 고단한 저녁 식탁에 아무런 위로가 되지 못했습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그저 내 일터가 안전하고, 내 자식이 정착할 수 있으며, 이웃들과 웃음꽃을 피우며 살아가는 윤택한 삶이었습니다.
소설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문장을 시작할 때의 마음, 즉 초심입니다. 어떤 유혹이나 화려한 기교에도 흔들리지 않고 처음에 품었던 주제 의식을 끝까지 밀고 나갈 때 비로소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한 편의 작품이 완성됩니다. 정치와 행정도 이와 전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지자체 후보자 여러분에게 준엄하게 당부합니다. 지금 선거 유니폼을 입고 거리에서 고개 숙여 외치는 그 간절한 약속들을 부디 당선 후에도 절대로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앉을 자리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밤 7시면 불이 꺼지는 시장 골목을 밝히고, 높은 은행 문턱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서민들의 손을 잡아주는 민생의 자리입니다. 화려한 공약보다 중요한 것은 약속을 지키는 정직함입니다.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의 그 뜨거웠던 열정과 순수함을 잃지 않는 행정가들이 많아질 때 우리 지자체는 살아나고,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가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유권자인 국민 여러분, 우리는 흔히 “나 하나 투표하지 않는다고 세상이 바뀌겠어?” 라는 냉소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침묵하는 표는 아무런 힘이 없으며, 방관하는 정치 혐오는 결국 우리 동네의 불을 더 일찍 꺼지게 만들뿐입니다. 선거는 단순히 한 명의 후보를 선택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일지, 내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랄지를 결정하는 가장 확실한 ‘행복 추구권’의 행사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그 주권이 가장 강력하게 빛나는 순간이 바로 투표소 안에서 도장을 찍는 그 순간입니다. 만약 우리가 투표를 포기한다면, 우리는 우리 삶을 지배할 지도자를 선택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며, 그로 인해 다가올 부조리와 낙후함에 대해 불평할 자격마저 잃게 됩니다.
이번 6월 3일 선거에는 단 한명도 빠짐없이, 반드시 투표소로 향합시다. 청년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부모들은 아이들의 꿈을 위해, 어르신들은 이 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모두 손을 잡고 투표소로 나아갑시다. 후보자들은 당선되는 그 순간부터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초심을 이정표 삼아 묵묵히 걸어가 주십시오. 초심을 잃지 않는 정직한 지도자와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 합쳐질 때, 비로소 대한민국 전역에 행복의 서사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6월 3일, 당신의 손끝에서 시작될 우리 동네의 기분 좋은 변화를 기대합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반드시 투표합시다.
전정희 (소설가·방송인)
현재 : 동해시 대외협력관, 화천·평창·영덕·문경·강화지자체 홍보대사로 활동중이며, 신문 칼럼 ‘전정희의 행간’을 연재하고 있다.
방송활동 : KBS·채널A·MBN(교양·다큐·기행)
저서 : 창작집9편 대표작 묵호댁, 하얀민들레, 두메꽃, 복수초, 가시나무 꽃이 필 때 등 다수
전인수 기자 penjer@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