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11년 만에 최대치를 찍는 등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지방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출규제 완화부터 세제 혜택까지 다양한 수요 촉진 대책 추진에 들어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들 대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건설경기 부양책으로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살 경우 디딤돌 대출 우대금리 0.2%p를 24일 실행분부터 적용한다. 생애최초 구입 등 10여종의 다양한 우대금리를 통하면 최저 1%p대까지 금리가 낮아진다.
구체적인 대상은 지방 악성미분양 주택 중 전용면적 85㎡이하이면서 평가액이 대출접수일 현재 5억원 이하인 집이다. 도시지역이 아닌 읍이나 면 지역은 100㎡이하 주택까지 가능하고, 신혼가구와 2자녀 이상 가구는 6억원까지 적용된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똘똘한 한 채’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2025년 1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624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7만173가구) 대비 3.5%(2451가구) 증가한 수준이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10월 6만5836가구를 시작으로 △ 11월 6만5146가구 △ 12월 7만173가구 등 지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은 2만2872가구로 전월(2만1480가구) 대비 6.5%(1392가구) 급증했다.
더욱이 미분양 물량은 주로 지방에 위치했다. 지난 1월 말 기준 지방 미분양 물량은 5만2876가구다. 전국 미분양 물량의 72%가 지방에 위치한 셈이다. 분양업계에서는 이미 중도금 무이자 금리 혜택, 할인분양 등에 나서고 있으나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가 미분양 해소에 나선 실정이다. LH도 기존에 편성된 기축 매입임대 예산 3000억원을 활용해 지방 악성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한다. 매입 이후에는 ‘든든전세주택’ 제도를 활용한다. 든든전세주택은 시세의 90% 전세금으로 최대 8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으로 일정 기간이 도래하면 분양 전환을 결정할 수 있다. LH의 지방 악성 미분양 아파트 매입은 기존 예산을 활용하므로 추가 재정 투입은 없다. 국토부는 수요에 따라 필요하다면 관계부처와 협의해 예산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LH가 악성 미분양 아파트 직접 매입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15년 만이다. LH는 2008년∼2010년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7058가구를 매입한 바 있다. 당시 매입가는 분양가의 70% 이하였다.
정치권에서도 지원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다주택자가 지방에 추가로 집을 살 경우 부동산 세금 중과를 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세제혜택은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취득세 등에 적용된다. 현재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비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가 주택 1채를 더 사면 취득세 8% 중과가 이뤄진다. 이를 다주택자 중과세를 폐지해 지방에서 세번째 주택을 구매할 때도 일반 취득세율(1~3%)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과 지방 간 부동산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부동산 자금을 지방으로 유입되게 통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지방에서 추가적인 주택을 구입할 경우, 다주택자 중과세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이 같은 혜택들이 미분양 해소에 도움은 되나 근본적인 수요 증가 등의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의 미분양 해소를 위해서는 투자자가 살아나야 한다”며 “수도권은 대출을 조이고 지방은 풀어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지금보단 좋아질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LH의 준공 후 미분양 매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하분 만큼과 LH 미분양 주택 매입만큼의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대한 한정적인 지원이라 전반적인 수요 증가로 이어지기엔 약하다”고 평가했다.
윤 연구원은 “준공 후 미분양은 사업성이 낮거나 투자로 들어가기도 애매모호한 곳들일 확률이 크다”며 “일반 미분양 물량과 주택 시장 수요를 위해서는 시장의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이어지려면 세금이나 대출에서 지방에 세컨드 주택을 매입해도 괜찮다는 정책과 이러한 정책이 변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인식과 신뢰를 줘야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