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는 지난달 26일 퇴직공직자 93건의 취업 심사를 실시한 결과, 취업 제한 2건과 취업 불승인 13건 등 총 15건에 대해 재취업을 막았다고 3일 밝혔다.
경찰 출신, 보험사·교통공단 취업 잇달아 차단
이번 심사에서 가장 주목을 끈 사례는 경찰청 경감의 한화손해보험 팀원 취업이다. 윤리위는 해당 경감이 재직 기간 수행한 업무와 한화손해보험의 사업 영역 간에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 ‘취업 제한’ 결정을 내렸다. 취업 제한은 단순 불승인보다 한 단계 강한 조치로, 해당 기관으로의 취업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효력을 갖는다.
같은 취업 제한 결정을 받은 또 다른 사례는 해양수산부 4급 공무원의 인천항만공사 운영본부장 취업 시도다. 항만 관련 정책을 다뤘던 해수부 공무원이 항만 운영 기관의 핵심 보직으로 이동하려 한 것이어서, 업무 관련성 인정이 불가피했다는 게 윤리위의 판단이다.
취업 불승인 13건 중에서도 경찰청 경무관의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본부장 취업 시도가 눈에 띈다. 교통 단속·안전 업무를 담당했던 경찰 고위직이 관련 공공기관의 핵심 보직을 노린 전형적인 관피아 사례로 꼽힌다.
코트라·행안부·국방연구소 고위직도 줄줄이 불승인
이번 불승인 결정에는 민간 대기업과 유력 법무법인으로의 이동을 시도한 고위 공직자들도 다수 포함됐다. 코트라(KOTRA) 임원이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려 했으나 불승인됐고, 행정안전부 고위공무원의 법무법인 YK 고문 취업도 막혔다. 국방과학연구소 임원이 김·장법률사무소 비상임고문으로 취업하려던 시도 역시 불승인 결정을 받았다.
이 밖에 경상북도의회 지방정무직의 한국수력원자력 비상임이사 취업, 국가보훈부 고위공무원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기획이사 취업,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원의 현대해상화재보험 수석전문위원 취업,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위공무원의 식품안전정보원 기획정책본부장 취업도 승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불승인 처리됐다.

반면 업무 관련성이 없거나 전문성이 인정된 경우에는 취업이 허용됐다. 올해 3월 퇴직한 검찰청 검사는 삼성전자 선임 법률 고문으로, 올해 4월 퇴직한 한국전력공사 임원은 삼성전자 고문으로 각각 취업 가능 또는 취업 승인 결정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퇴직한 대통령비서실 별정직 고위 공무원(비서관급)은 KT 개인정보보호자문위원회 비상근 자문위원으로 취업이 가능해졌다. 대통령경호처 3급 직원의 국토안전관리원 상임이사 취업과 금융감독원 직원 3명의 법무법인·보험사 취업도 승인됐다.
임의취업 47명 적발…과태료 부과 요청
윤리위는 취업 심사 결과 발표와 함께 사전 심사를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취업한 공직자들에 대한 제재 조치도 함께 공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한 지난해 하반기 임의취업 조사에서 47건을 적발해 관할 법원에 과태료 부과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전라남도 지방 3급 공무원의 남향레미콘 부사장 취업 1건은 취업 제한으로도 결정됐다. 이번 심사 과정에서 별도로 확인된 임의취업 7건에 대해서도 과태료 부과를 요청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무원, 공직유관단체 임원, 특정 공직유관단체 직원이 퇴직 후 3년 이내에 취업심사 대상 기관에 취업할 경우 사전 심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윤리위는 심사 대상자가 퇴직 전 5년간 소속 부서·기관 업무와 취업 예정 기관 간의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확인되면 취업을 제한하며, 국가 대외경쟁력 강화나 공익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승인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