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슷한 사례는 이미 있었다. 2021년 GS25 포스터 논란이 그렇다. 캠핑 이벤트 홍보물 속 손 모양이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의 남성 비하 상징과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매 여론이 확산됐고, GS리테일은 공식 사과 뒤 해당 포스터를 제작한 디자이너를 징계했다. 마케팅팀장도 다른 부서로 발령났다. 회사 측은 남성 혐오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실무자의 결과물이 사회적 논란의 코드로 읽히는 순간 브랜드 평판과 인사 책임 문제가 동시에 불거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그렇다면 논란을 일으킨 ‘개인’에게 소속 조직은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나 해고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법원이 보는 핵심은 논란의 크기가 아니라, 해당 행위가 기업의 신뢰와 사회적 평가를 객관적·실질적으로 훼손했는지 여부다.
대법원은 단체의 임원 등에 대한 명예훼손이라 하더라도 그 내용이 단체의 업무와 관련돼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라면 단체 자체의 명예와 신용도 훼손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기업의 사회적 신용이 독립적인 법익으로 보호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판례다. 다만 같은 판결에선 제명이나 해고 같은 중징계는 공동체의 목적 달성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허용되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도 함께 강조됐다. 평판이 훼손됐다는 이유 때문에 곧바로 중징계로 직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해고 등 노동사건에서도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법원은 근로자의 비위행위가 기업의 대외적 신뢰를 저해하고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는지, 기업 이미지에 미친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 근로자의 직위와 담당 업무는 무엇인지, 고의성과 파급력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단순히 사회적 비난이 있었다거나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됐다는 사정만으로는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
실제 판례도 이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대법원은 근로자의 사생활상 비행이라도 사업활동과 직접 관련되거나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했는지를 판단할 때도 구체적인 업무 저해나 거래상 불이익 발생 여부만 보는 것은 아니다. 행위의 성질과 경위, 기업의 목적과 경영 방침, 사업의 종류와 규모,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업무 등 여러 사정을 함께 고려한다.
공공기관의 경우 판단은 더 엄격해질 수 있다. 국민 신뢰가 핵심 가치인 만큼 음주운전이나 성범죄 같은 사생활 비위에 대해서도 파면·해임이 인정된 사례가 있다. 부하 직원과의 불륜으로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고 조직 질서가 문란해졌다며 해고를 정당하다고 본 사례도 있다. 사안은 제각각이지만, 결국 업무 관련성과 사회적 평가 훼손 정도가 판단을 가른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근로자의 사적 게시물이 기업의 브랜드 가치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례 역시 늘고 있다. 그러나 근로자의 표현의 자유 역시 헌법상 기본권이다. 사용자가 징계에 나서려면 취업규칙상 품위유지의무나 명예훼손금지 규정이 존재하는지, 해당 게시물이 회사와 객관적으로 연결되는지, 실제 기업의 신뢰나 영업에 손해가 발생했는지 등을 충분히 입증해야 한다.
징계처분도 견책, 감봉, 정직, 해고 순으로 비위행위 정도에 따라 수위가 갈린다. 기업 입장에서는 평소 징계양정 기준과 소속 근로자의 징계 이력을 관리해둘 필요가 있다. 같은 비위라도 직위, 업무 관련성, 고의성, 반복성, 피해 정도에 따라 징계 수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의 사회적 평판 보호와 근로자의 기본권은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우선하는 가치가 아니다. 실무에서는 사회적 논란 자체보다 ‘기업의 사회적 평가가 객관적으로 훼손되었는지’와 ‘그 정도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지’가 징계의 적법성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다.
위승원 승평노무사사무소 대표노무사
직장 내 괴롭힘 조사와 예방 교육, 노동분쟁 조정 등을 전문으로 하는 공인노무사다. 스타트업·중소기업 인사노무 컨설팅과 공공부문 징계위원 활동을 병행하며 현장 중심의 노동 이슈를 다루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