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KIPJA)가 24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리사회 대강당에서 개최한 ‘2026 지식재산 정책포럼’에서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IP 분야 종사자들은 정책 인지도와 중요도를 종합 평가한 결과 특허법상 증거수집 제도 개선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증거수집 제도 개선이 최우선”
이날 발제를 맡은 김성욱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 리서치센터장(서울여대 교수)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 IP 분야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식재산(IP) 정책 우선순위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변화하는 정책 환경 속에서 현장의 수요를 점검하고, 주요 IP 정책에 대한 업계의 인식과 우선 추진 과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다.
정책 인지도와 중요도를 종합 분석한 결과 ‘특허법상 증거수집 제도 개선‘이 최우선 추진 과제로 꼽혔다. 이어 ‘초고속 심사 확대‘와 ‘IP정보검색 AX 전환‘이 차상위 과제로 분류됐다.
김 센터장은 “정책 인지도와 중요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우선순위 설정이 필요하다”며 “특허법상 증거수집 제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초고속 심사 확대와 IP정보검색 AX 전환 등도 중점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 8개 정책의 평균 중요도는 5점 만점에 4.19점으로 집계됐다. 정책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IP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현장에서는 단기 성과보다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성장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더욱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책별 인지도 조사에서는 항목 간 편차도 확인됐다. ‘특허법상 증거수집 제도 개선’과 ‘초고속 심사 확대’는 높은 인지도를 보인 반면 ‘지역 K-브랜드 100 육성’, ‘K-브랜드 정부인증’, ‘PLT 조약 가입 추진’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다. 특히 개인 발명가와 중소기업·스타트업 종사자의 정책 인식 수준이 대기업 및 전문직 종사자보다 낮아 정책 홍보와 소통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센터장은 “정책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소통과 홍보,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의견 수렴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증거수집·AX 전환…정부 “추진 강화”
현장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은 정책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주요 과제와도 맞닿아 있었다. 증거수집 제도 개선과 초고속 심사 확대, IP정보검색 AX 전환 등이 우선순위 상위권에 오르면서 권리 보호 강화와 심사 기간 단축, AI 기반 행정 혁신에 대한 수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들은 관련 정책의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며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증거수집 제도 개선과 초고속 심사 확대, IP정보검색 AX 전환 등이 높은 우선순위로 선정된 것은 현장에서 권리 보호 실효성과 IP 행정 혁신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특허 침해를 입증하기 어렵고 손해액 산정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증거수집 제도 개선은 우리 IP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하반기에는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반 행정 혁신을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AX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특허청 내부 업무뿐 아니라 IP 서비스 업계 전반의 AX 전환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 K-브랜드 100, K-브랜드 정부인증, PLT 조약 가입 추진 등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게 나타난 만큼 현장 접점을 넓히는 홍보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K-브랜드 육성 정책은 지역의 문화유산과 특산품, 전통 자산 등을 보호하고 산업화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지방 소멸 문제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지역 고유의 무형자산을 발굴해 청년 창업과 지역 산업으로 연결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지역 자산을 활용한 사업화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보호 체계는 충분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상표와 브랜드 등 지식재산 관점에서 지역 자산을 보호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변리업계 “특허제도 국제화 필요”
변리업계는 최우선 과제로 꼽힌 증거수집 제도 개선을 특허제도 국제화와 직결된 과제로 평가했다. 김지수 대한변리사회 부회장은 증거수집 제도 개선과 PLT(특허법조약) 가입을 우리나라 특허제도의 국제화·선진화와 관련된 과제로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특허 출원국이지만 최근 글로벌 표준특허 소송은 미국과 유럽, 중국뿐 아니라 인도와 브라질, 콜롬비아 등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증거수집 제도 개선과 PLT 가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IP정보검색 AX 전환과 관련해서는 “단순 검색이나 반복 업무는 자동화될 수 있지만 많은 정보를 종합해 판단하는 역할까지 대체할 수는 없다”며 “기술은 계속 발전하겠지만 결국 중요한 의사결정과 책임은 사람이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허는 기술을 공개하는 대신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인 만큼 정확한 심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공지능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되 심사관과 대리인 간 소통을 강화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심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 창립 5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이광형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이혜진 대법원 지식재산조 총괄 재판연구관 등 정책기관과 입법·사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