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일 (4)
현대차 파업 투표 D-1…완성차업계 ‘하투’ 분수령 되나

현대차 파업 투표 D-1…완성차업계 ‘하투’ 분수령 되나

현대차 노조,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진행
기본급·성과급·정년연장 놓고 노사 이견 지속
지난해 파업 이어 올해도 파업권 확보 수순
투표 결과 따라 완성차 하투 확산 여부 주목

승인 2026-06-23 17: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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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서울 양재동 본사.
현대차 서울 양재동 본사.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 교섭이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현대차 노사가 파업권 확보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완성차업계 전반으로 ‘하투(夏鬪, 하계투쟁)’ 분위기가 확산할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24일 ‘2026년 단체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모바일 전자투표와 현장 거점 투표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노조가 투표 절차에 들어간 것은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사측과 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임금성 요구안 등에 대한 사측의 일괄 제시안이 나오지 않자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면서 본격적인 파업권 확보 절차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도 파업 국면을 거쳤다. 당시 노조는 2018년 이후 7년 만에 부분 파업에 들어갔고, 수차례 협상 끝에 최종 합의점을 찾았다. 2019년부터 이어졌던 무분규 흐름이 끊긴 지 1년 만에 다시 파업 가능성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서려면 조합원 찬반투표와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모두 거쳐야 한다.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고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투표 결과만으로 곧바로 파업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교섭 과정에서 노조의 압박 수단은 한층 커질 수 있다.

올해 현대차 임단협의 핵심 쟁점은 임금과 성과 보상이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상여금 800% 인상과 완전 월급제 시행, 정년 연장, 노동시간 단축,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고용 보장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온 만큼 성과에 걸맞은 보상이 필요하
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대외 경영환경 악화를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담과 전기차 수요 둔화, 환율 변동성 등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봇·AI 등 미래 사업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정비 부담을 키우는 요구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은 성과급뿐 아니라 정년 연장, AI 전환 고용 안정까지 걸려 있어 조합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며 “쟁점이 넓어진 만큼 교섭 과정에서 진통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표 결과가 완성차업계 전반의 하투 분위기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가 큰 사업장인 만큼 파업권 확보 여부와 향후 교섭 흐름이 다른 업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 곳곳에서는 노사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최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86%가 넘는 찬성률로 안건을 가결했다.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정식과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신청을 거쳐 파업권 확보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기아 역시 일부 사업장에서 고용 안정 문제가 노사 갈등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광주지회는 버스 생산 중단과 관련해 고용 대책 없는 생산 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노사 협의 중단과 7월 특근 협의 거부 방침을 밝혔다.

이처럼 업계 전반으로 노사 긴장감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현대차 노사의 조기 절충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 노조가 파업권 확보 수순으로 가게 되면 업계 전반의 교섭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영향력이 큰 사업장인 만큼 노사가 조속히 절충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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