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이 100골이 넘는 득점을 기록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단 9일이다. 개막 이후 단 33경기 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월드컵 96년 역사를 통틀어 3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역대급 득점 속도에 주목할 만한 골도 많았다. 조별리그 1차전을 모두 마친 2026 북중미 월드컵 전반 경기를 톺아보며, 다시 한번 주목할 최고의 골 10가지를 꼽아봤다. 나열 기준은 경기 일자가 빠른 순이다.
대한민국 살려낸 역전골

4년 전 예비 선수에서 역전승의 주역으로…오현규의 데뷔골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는 지난 12일(한국시간) 열린 체코전이다. 2대1로 승리한 경기였지만, 흐름이 순탄하게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동점골에 이어 역전골까지 달성하며 뒤집은 승부였다. 손흥민과 교체 투입된 오현규는 후반 35분 역전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동점골을 터트린 황인범이 완벽한 어시스트를 했고, 수비 뒤에 있던 오현규는 저돌적인 돌파력으로 쇄도하면서 체코의 골망을 갈랐다.
이날 승리를 이끈 오현규는 4년 전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등번호 없는 ‘예비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주전으로 거듭나며 결승골로 데뷔 무대를 장식했다.

독일을 상대로 1득점, 퀴라소 리바노 코메넨시아
작은 섬나라 퀴라소는 지난 15일(한국 시간) 전차 군단 독일에 패했다. 그러나 주목받은 것은 주눅들지 않고 맞선 퀴라소의 기세였다. 전반 21분, 퀴라소 월드컵 역사상 첫 유효슈팅이자 첫 골이 나왔다. 주인공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활약 중인 리바노 코메넨시아. 동료 위르겐 로카디아의 슈팅이 수비수에 막혀 흐르는 틈을 놓치지 않고 왼발 슈팅을 골로 연결했다.
비록 결과는 완패로 기록됐지만, 인구 15만명의 작은 섬나라 퀴라소 축구가 새로운 역사를 쓴 순간이기도 했다. 지난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우리 대표팀 감독을 이끈 인물이자, 현재 퀴라소 대표팀 감독인 딕 아드보카트는 ‘대단한 성과’라고 밝히기도 했다.
명성에 걸맞은 스타들의 발끝

멀티골로 빛낸 월드컵 개막전, ‘역시 음바페’
강력한 우승 후보 프랑스의 슈퍼스타 음바페의 활약도 빼놓을 수없다. 지난 17일(한국 시간) 세네갈전에서 이번 월드컵 첫 경기를 치른 음바페는 무서운 속도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후반 21분 마이클 올리세의 공을 받아 선제골을 터뜨리더니, 후반 추가시간 벼락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 골을 기록,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멀티골로 음바페는 월드컵 통산 14골을 기록, 프랑스 선수 가운데 월드컵 본선 최다 득점 기록 보유자로 올라섰다.
아울러 음바페는 A매치 통산 58골을 기록하면서 올리비에 지루(57골)를넘고 프랑스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됐다. 음바페가 현재 27세로 현역인 만큼 앞으로 60골을 넘기는 신기록을 세울 것이 확실시된다. 한편 월드컵 본선 14골은 프랑스 A매치 득점 순위 상단에 있는 티에리 앙리(51골), 그리즈만(44골), 미셸 플라티니(41골), 지네딘 지단(31골) 등 프랑스 축구 전설들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음바페는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서 프랑스를 넘어 월드컵 전체 1위 기록도 넘보고 있다.

‘바이킹의 후예’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
음바페의 경기가 있던 날, 노르웨이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도 멀티골을 기록했다. 생애 첫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28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선 노르웨이의 기세를 주도했다.
전반에만 2득점에 성공한 홀란의 볼 터치는 단 11회. 이날 양 팀을 통틀어 가장 적은 횟수이지만, 이 가운데 4개가 유효슈팅이었고 2개는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날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도 선정된 홀란은 “노르웨이가 좋은 출발을 할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축구의 신’ 메시
수식어가 필요 없는 선수도 있다. 축구의 신, GOAT 등 그의 실력을 칭송하는 표현은 많지만 단 한 경기로 자신의 위상을 입증한 선수 리오넬 메시의 해트트릭도 단연 최고의 장면이었다.
앞선 17일(한국 시간) 알제리 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메시는 팀을 3대0 완승으로 이끌었다. 이날 기록으로 메시는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 타이, 개인 월드컵 통산 첫 해트트릭 달성 등 여러 기록을 한 번에 경신했다.
아울러 월드컵 본선 최고령 해트트릭을 기록을 갈아치웠는데, 전임자는 오랜 라이벌로 꼽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기에 의미를 더했다.

2골로 완성한 축구 종가 ‘캡틴’ 해리 케인의 짜릿한 설욕
크로아티아와 경기했던 잉글랜드는 지난 18일(한국 시간) 4대 2로 승리를 거뒀다. 이 가운데 2골은 해리 케인의 득점으로,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패배를 씻어낼 수 있었다. 8년 만의 설욕전이었다.
올 시즌 유럽 무대 광폭 행보를 보이며 강력한 발롱도르 후보로 거론되는 해리 케인은 전방 압박과 수비까지 책임졌다. 이번 경기로 케인은 데이비드 베컴에 이어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서 두 번째로 3개 대회 연속 득점도 기록했다.
또한 월드컵 통산 10골 고지에 오르며 1986년, 1990년 월드컵에서 활약한 ‘잉글랜드 전설’ 게리 리네커의 월드컵 최다 골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이번 대회 100골이 터진 순간, 역대 최단 기록도 경신
2026 북중미 월드컵이 1954년 이후 최단 기간 100골을 달성했다. 100골의 주인공은 지난 21일(한국 시간) 이번 대회 33번째 경기에서 활약한 네덜란드 공격수 코디 학포다. 스웨덴과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이번 대회 100호 골의 주인공이 됐다.
68년 만의 신기록이다. 올해 이전 가장 빠른 기록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의 20경기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스웨덴을 5대 1로 완파했다.

전차군단 명예를 지켜낸 동점골과 역전골의 주인공, 운다브
독일은 지난 21일(한국 시간) 코트디부아르와 경기에서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선제골을 내준 뒤 경기 주도권까지 넘겨주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운다브의 발끝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이 터지며 역전이 시작됐다.
후반 15분에 교체 투입된 운다브는 경기장 입성 8분 만에 동점골을 넣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은메차의 스루패스를 받아낸 뒤, 빠르게 몸을 돌려 골망을 겨눴다.
독일은 이날 운다브의 활약으로 32강 조기 진출을 확정했다. 2014년 우승 이후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 전적이 있는 독일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1.5군의 기적, 자국 기록도 갈아치운 가마다의 킥오프
일본은 지난 21일(한국 시간) 이른바 ‘죽음의 조’에서 살아돌아왔다. 튀니지를 상대로 4대 0 완승을 거두면서다. 월드컵에 진출한 역대 아시아 팀 가운데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이다.
1군 선수 일부가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된 가운데, 1.5군 선수단으로 이룬 성과다. 특히 가마다 다이치는 킥오프 3분27초 만에 선제 득점을 하며 일본 월드컵 최단시간 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네덜란드와 1차전에 이어 이번 경기까지 득점에 성공하며, 이나모토 준이치 이후 일본 역대 두 번째 월드컵 본선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기도 했다.

무적함대 이끌 신성의 데뷔, 라민 야말
라민 야말은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를 이을 선수로 주목받는 스페인의 새 얼굴이다. 야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지난 22일(한국 시간) 치룬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전반 10분 선제골을 넣었다.
그의 발끝에서 스페인의 첫 승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이번 데뷔골로 야말은 대회 최연소 득점자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그의 나이는 18세다. 해당 부문 1위는 축구 황제로 불리는 브라질 펠레로, 스웨덴 대회 득점 당시 기록은 17세였다.

첫 출전에 터진 원더골, 카보베르데 돌풍 어디까지
인구 52만명의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앞서 1차전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과 0-0 무승부를 기록한 데 이어, 우루과이전에서 2득점에 성공, 무승부를 기록했다.
카보베르데 월드컵 본선 첫 골은 전반 21분, 케빈 피나의 오른발에서 터졌다. 프리킥 상황에서 슈팅은 우루과이 수비벽을 통과했다. 우루과이 수비벽의 허를 찌른 원더골이라는 평가다. 치열한 접전 끝에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카보베르데는 무패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조별리그 1차전이 모두 마무리 된 시점에서 최고로 꼽을 수 있는 골 장면을 살펴봤다. 특히 메시의 해트트릭은 그의 라스트 댄스가 어떨지 주목하고 있는 축구 팬들에게 본인의 건재함을 증명했기에 더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첫 월드컵이다. 참가국도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돼 역대 최대 규모다. 앞으로 치러질 경기에서는 더욱 멋진 장면이 포착될 가능성이 크다.

김정후 기자 k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