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4일 (3)
‘3조원대 설탕 담합’ CJ제일제당·삼양 전현직 경영진 1심서 집유

‘3조원대 설탕 담합’ CJ제일제당·삼양 전현직 경영진 1심서 집유

승인 2026-04-23 11:44:49 수정 2026-04-23 11: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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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 판매 중인 설탕 등 식료품. 연합뉴스

설탕 가격 인상·인하 시점과 폭을 사전에 맞춰온 혐의로 기소된 국내 1·2위 제당업체 CJ제일제당과 삼양사 임직원들에게 1심에서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류지미 판사는 23일 오전 10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CJ제일제당 총괄과 최 전 삼양사 대표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 전·현직 임직원 9명에게도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각각 내려졌다. 양사 법인에는 각각 벌금 2억 원이 부과됐다. 

재판부는 두 회사가 과거 밀가루·설탕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과징금을 감경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유사 행위를 반복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류 판사는 “법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과거 밀가루·설탕 담합 사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자진 신고해 형사처벌을 면제받거나 과징금을 감경받았는데도 그 임직원들이 또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행위가 기업 간 거래시장에서의 담합이라고 해도 최종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제 원당 가격이 공개되고 환율·협상력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이 큰 구조를 고려할 때, 공동행위를 통해 과도한 이익을 취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류 판사는 “국제원당가격이 한국무역협회에 공시되는 점과 대형 실수요 업체의 가격협상력, 원당가격추이와 환율 등을 고려했을 때 씨제이제일제당과 삼양사가 폭리를 취할 수 있었다고 보이진 않는다”면서 “피고인들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씨제이제일제당과 삼양사가 사건 이후 임직원 대상 준법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 노력을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김 전 총괄 등은 2021년 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약 3조2700억 원 규모의 설탕 가격을 사실상 공동으로 조정한 혐의를 받는다. 원재료인 원당 가격이 오를 때는 제품 가격 인상에 신속히 반영하고, 반대로 하락 국면에서는 인하 폭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제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 기간 설탕 가격 상승률은 59.7% 수준으로 같은 기간 물가지수 상승 폭(소비자 물가 14.18%, 식료품 등 물가 22.87%)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앞서 이들에 대해 징역형과 벌금형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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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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