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아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성웅 이순신축제’(28일~5월 3일) 브리핑. 기자들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장 경선(17~19일)이 코 앞으로 축제와 선거가 맞물려 있어 더 그럴 수 있다.
오세현 시장의 축제 전반 브리핑 후 기자들 질문이 이어졌다. 질문 수준이 높아 축제 핵심을 끌어내는 내용이 많았다.
“이순신 관련 축제가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많은데 아산은 ‘이순신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 가려고 하나?” 공무원 초년 시절부터 아산 근무 경험이 있다는 오 시장이 솔직하게 답했다. “역사인물 축제는 어렵다는 생각이다”는 그는 “예전 시장 재임(2018~2022)때도 그랬지만, 축제만 마치면 다음 해 컨셉 설정을 고민하는 게 된다”고 토로했다.
역사성이냐 지역성이냐. 오락성이냐 교육성이냐. 뭐 하나 무시할 게 없다. 오 시장의 말 속에서 ‘이번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구나’하는 인상을 받았다. 중동사태 등으로 잔뜩 움츠린 지역 상권을 일으켜 보려는 의지를 여러 번 내비쳤다.
“시민에게 쉼과 즐거움을, 지역에는 소비와 활력을 연결하려는 자세로 축제를 설계했다.” 기간을 6일로 늘리고 축제 장소도 온양온천역, 곡교천, 현충사 일원 3곳으로 확대했다. 체류형 축제 포석도 마련했다. 온양온천역 일대를 차량 없는 ‘야시장’으로. 현충사에선 ‘달빛 야행’으로 관광객 발길을 잡으려 한다. 곡교천에선 야영장 행사가 이어진다.
5월 2일 있을 이순신 일대기 행렬 ‘요람에서 불멸까지’에 관심이 간다. 시민 500명이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시민 몇 명은 충무공 생애와 관련된 역사인물을 연기한다. 그들이 누굴까? 이순신을 전라좌수사로 발탁한 유성룡, 사형 위기의 이순신을 구한 정탁이 아닐까. 가서 확인해 봐야겠다. 퍼레이드는 오후 3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아산고 오거리서 온양관광호텔까지 1.5km 구간에서 이뤄진다.
해군 군악대·의장대 공연도 볼만할 듯하다. 30일 개막식은 물론이고 축제 기간 연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800대가 선보일 드론쇼도 장관일 것이다.
또 한 기자가 말했다. “호수·하천이 많은 아산이 추진하는 ‘물빛정원도시’ 계획과 축제를 연계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이다. 오 시장 눈이 번뜩였다. 기다렸다는 듯 복심을 내보였다. “아산은 물의 도시다. 신정호를 비롯해 서쪽으로 매곡천, 북으로 곡교천, 동으로 장재천·천안천이 있다. 이런 귀한 수자원을 향후 관광산업에 충실하게 활용하려 한다”고 답했다. 며칠 전 거닐었던 아산 도심 온천천이 떠올랐다. 어미 오리가 갓 태어난 9마리 새끼를 거느리고 유영하는 모습에 홀려 넋 놓고 구경했다.
이순신은 전국 많은 도시에서 기념사업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아산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아산은 이순신의 청년기·말년과 관계가 깊다. 난중일기 속 두 장면이 떠오른다. 1597년 4월 초 서울 의금부 옥에서 나온 이순신은 고향 아산에 도착했다. 13일 여수에서 올라오던 어머니가 배에서 돌아가셨다. 그는 아직 죄인으로 백의종군 중이라 장례를 아들·조카에게 맡기고 길을 떠나야 했다. “어찌하랴. 어찌하랴. 천지 사이에 나와 같은 사정이 있겠는가. 어서 죽는 것만 못하구나.”
명량해전 직후인 10월 아산서 편지가 왔다. 겉봉에 ‘통곡’ 두 글자가 쓰여 있었다. 막내 면의 전사 소식이다. “하늘이 어찌 이다지 인자하지 못하신고. 간담이 타고 찟어지는 듯하다.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이치에 마땅하거늘... 내 아들아!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 내가 지은 죄 때문에 화가 너에게 미친 것이냐.”
유서깊은 온천도시 아산은 공무원·시민 모두 ‘관광DNA’를 갖고 있다. 신정호, 은행나무길을 10년 넘게 차근차근 가꿔가는 걸 보고 느꼈다. 이순신축제의 명품화를 기대한다.
/ 천안·아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