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는 제트 내부에서 파동이 실제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을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M87 은하 중심 제트에서 ‘횡방향 파동(transverse wave)’이 전파되는 현상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진 M87은 태양 질량의 65억 배에 달하는 블랙홀을 중심으로 강력한 제트(Jet)를 분출한다.
제트는 블랙홀 주변 강력한 자기장과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물질이 만드는 소용돌이 부착원반이 상호작용하면서 물질이 가늘고 긴 기둥 형태로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다.
공동연구팀은 천문연의 KVN과 일본의 VERA를 결합한 공동 전파관측망 KaVA를 활용해 2013년 말부터 2016년 중반까지 이를 관측하며 제트 구조의 변화를 추적했다.
분석결과 제트 가장자리를 따라 나타나는 수직 방향 흔들림이 단순한 국소적 진동이 아닌 하류로 이동하며 전파되는 횡방향 파동임을 확인했다.
이 파동은 0.94년 주기로, 파장 길이가 2.4~2.6광년으로 관측됐다.
기존 연구는 제트 가장자리가 약 1년 주기로 미세하게 흔들린다는 사실은 밝혔지만, 이것이 단순한 진동인지 실제로 이동하는 파동인지는 불분명했다.
이번 관측에서 파동의 겉보기 속도가 빛보다 2.7~2.9배 빠른 것은 제트가 관측자 시선 방향과 매우 좁은 각도로 이동할 때 나타나는 상대적 착시인 '초광속 운동' 현상 때문이다.
이는 1각초 1000분의 1인 밀리아크초(mas) 단위를 적용한 정밀 관측의 성과다.
공동연구팀은 이 파동의 기원으로 '알페인파(Alfven wave)'를 주목했다.
알페인파는 전도성을 가진 유체 플라스마 내부에 강한 자기장이 형성됐을 때 자기장 장력에 의해 발생하며, 팽팽하게 당겨진 줄을 튕겼을 때 파동이 전달되는 것처럼 에너지를 전달한다.
공동연구팀은 블랙홀 인근 가스 소용돌이와 뒤틀린 자기장이 상호작용하며 주기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할 때 파동이 생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제트 전파 과정에서 주변 환경과 마찰하며 발생한 왜곡이 하류로 내려가며 증폭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번 발견은 블랙홀 주변에서 생성된 에너지가 어떻게 제트를 따라 멀리 전달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노현욱 천문연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블랙홀 분출 제트 내부에서 약 1년 주기의 파동이 실제로 전파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한 성과”라며 “블랙홀 근처 물리현상이 제트를 따라 하류로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2일 국제학술지 ‘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됐다.
(논문명: Transverse Oscillations and Wave Propagation in the Magnetically Dominated M87 J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