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일 (3)
HMM ‘부산 이전’ 파열음…최원혁 대표 고소, 노사 갈등 최고조

HMM ‘부산 이전’ 파열음…최원혁 대표 고소, 노사 갈등 최고조

승인 2026-04-07 17: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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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3시 HMM 육상 노조가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HMM지부 조합원 총회 및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항의하고 있다. HMM 육상 노조 제공

HMM 본사 이전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사회가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갈등이 급속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일한 국적 원양선사인 HMM의 본사 이전 여부는 향후 경쟁력과 경영 안정성을 가를 중대 변수로 평가된다.

7일 HMM 육상노조는 사측의 본사 이전 강행을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한 최원혁 대표이사를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노사 공동기구 구성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측이 온라인 이사회를 열어 정관 변경안을 의결한 데 대해 노조는 성실 교섭을 저해한 ‘기습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는 노사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향후 협상 창구를 닫을 수 있는 조치라는 비판이다.

노조는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합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을 밀어붙였다”며 “이번 고소를 시작으로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측의 일방적인 본사 이전 추진을 저지하고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 2일 조합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의 일방적 본사 이전 결정을 강하게 규탄했다. 노조는 다음 달 8일 임시주총 전까지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총파업 등 강력한 투쟁을 통해 주총 개최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본사 부산 이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온 노조는, 정부와 사측이 이전을 강행할 경우 전면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 육상직은 팀장급 이상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노조원일 만큼 결속력이 높은 걸로 안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본사 이전을 ‘강제 이주’로 보는 시각이 많고, 금융 및 고객 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을 떠나는 것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해운협회 등 외부의 지역 균형 논리에 밀려 HMM 자체의 경영 효율성이 간과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사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IT·글로벌 영업을 담당하는 핵심 인력 이탈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중심의 해운 클러스터와의 단절로 영업력 저하가 불가피해지고, 디지털 전환(DX) 전략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해운업이 선박 하드웨어뿐 아니라 금융·보험·글로벌 네트워크 등 지식 기반의 ‘소프트 파워’에 의존하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 인력과 고객 네트워크의 이탈은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파장은 국내 물류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본사 업무가 중단되면 미주·유럽 노선의 수출입 화물 신고와 자금 집행, 선박 연료·자재 발주 등이 중단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 파업 장기화 시 선박 운항 차질로 이어져 글로벌 해운 동맹의 균열, 국내 수출업체의 납기 지연 및 물류비 상승 등 ‘물류 대란’ 우려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노조는 다음달 8일 임시주총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측과 정부는 ‘해양수도 부산’과 ‘지역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HMM 육상노조가 이를 정치적 결정으로 규정하며 맞서고 있어 향후 한 달간은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심화된 상황에서 본사 이전 추진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경우 한양대학교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발 위기로 물류 대응이 시급한 상황에서 본사 이전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더욱이 선거 등 정치적 논리에 영향 받는다는 오해를 안받으려면 잠정 보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물류망 안정성을 고려해 최소 6개월간 이전을 보류하고, 노사가 원점에서 재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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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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