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아이폰과 비슷한 변화 가져올 것”

“챗GPT, 아이폰과 비슷한 변화 가져올 것”

[이영광의 간(間)보기]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박사

최근 챗GPT가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서비스하기 시작한 챗GPT는 채팅하듯이 궁금한 걸 질문하면 마치 사람 같은 문장으로 대답해주고 심지어 어려운 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창작까지 한다고 해 선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사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관심받지만 시간 지나면서 가라앉는 경우를 많이 본다. 챗GPT는 어떨까? 챗GPT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이 분야 전문가인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박사를 지난 22일 서울역 근처에서 만났다. 다음은 강 박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챗GPT, 앞으로 전 인류가 사용하게 될 중요한 서비스”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박사

- 최근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데 지금 상황 어떻게 보세요?
“항상 하나의 유행이 생기면 조금 과잉 반응하는 것도 있고 나쁘게 표현하면 호들갑일 수도 있는 부분들도 없지 않지만, 우리는 이 안에서 본질적인 흐름이 무엇인가를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면에서 지금 있는 챗GPT의 흐름이라는 건 아이폰의 발견하고 비슷한 수준의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봅니다.”

- 챗GPT가 아이폰하고 동급인가요?
“역사적으로 가진 의미들을 예측해보면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멋진 기능에 놀랐지만, 저것이 매스 마켓을 만들 거라고 누구도 예측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당시 휴대폰은 이미 다 보급이 되어 있었고 흔히 말하는 피처폰들이 있었는데 과연 저것을 누가 쓸 것인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삼성전자부터 시작해서 많은 후발 주자들이 그 시장에 들어갔고 그러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전 인류가 가지고 있는 매스 마켓으로 간 것처럼 챗GPT는 특정 사람들만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 인류가 사용하게 될 앞으로 중요한 서비스가 될 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아까 과하게 표현하면 호들갑이라고 하셨잖아요. 외국은 어떤가요?
“비슷해요. 챗GPT가 11월 말에 나왔지만 1억 명이 가입했잖아요. 1억 명이 가입했다는 건 정말 난리 난 겁니다. 왜냐하면 인류 역사상 이렇게 빨리 1억 명 모았던 서비스는 없거든요. 우리나라는 오히려 조금 늦었다고 볼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과잉 반응하는 것이 조금 우리가 늦었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 몇 년 전 메타버스 나왔을 때 관심을 받았지만, 지금은 커진 거잖아요. 챗GPT는 그것과 다를 거라고 보세요?
“다를 거라고 봅니다. 메타버스 같은 경우 컴퓨터 산업이 진화하면서 흔히 말하는 실감형 컴퓨팅이라고 요즘 아이팟 들으면 소리의 기능들이 되게 풍부해지고 시각적인 기능들도 풍부해지고요. 리얼 엔진이라고 해서 정말 사람을 똑같이 그려내는 기술들이 나오면서 중장기적으로 충분히 갈 수 있는 것이 메타버스라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메타버스는 전 국민이 5천만 명이라면 그들이 다 갈 일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이 챗GPT 같은 경우 우리나라 5천만 명이 다 스마트폰을 갖고 있듯이 우리의 일상에서 다가올 거라는 부분에서 메타버스하고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 챗GPT 재미로 한두 번 해볼 건 아닌가요?
“그렇죠. 그러니까 재미로 거기서 ‘너 이름이 뭐니’란 거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학교 리포트 쓴다든지 또는 논문 쓴다든지 자료 정리한다든지 그리고 회사에서 해야 될 PPT 만든다든지 하는 일상에서도 다 동반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하고 동반하면서 챗GPT가 모든 걸 다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혼자서 3시간 걸리는 걸 1시간 만에 해 줄 수 있는 도구라는 거죠. 그래서 저의 비서가 항상 저와 동반하고 있는 겁니다.”

- 챗GPT가 리포트를 쓰면 학교에서 구별해야 하지 않나요?
“예를 들면 미국의 북부 미시간 대학 철학과에서 에세이를 받았는데 가장 잘 쓴 게 있었어요. 그래서 이거 너무 잘 썼다고 그랬더니 그 친구가 ‘사실은 GPT가 썼어요’라고 했어요. 물론 실제로 GPT가 대신해서 다 써줄 수도 있지만 GPT에는 아직 문제가 있어요. GPT는 도서관에 있는 책 읽어서 이런 인간을 설득하기 위해 있는 것이죠. 인간의 말을 흉내 낸다는 건 뭐예요. 인간은 거짓말도 하거든요. 과장도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GPT는 과장도 하고 거짓말도 해요. 그래서 무턱대고 냈다가는 틀릴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요.”

- 보도 보니까 이완용이 누구냐고 물으니 독립운동가로 나오던데 잘못 입력되어서 그런가요?
“제가 챗GPT 운영자나 개발자는 아니니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챗GPT는 강화 학습이라는 도구가 있어서 자기가 잘못됐다고 사람들이 많이 지적하면 자기가 그걸 오류로 인정해요. 그래서 수정 작업에 들어가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인간과 상호작용 속에서 충분히 고쳐질 수 있는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챗GPT, 빅스비나 시리와 질적으로 다른 언어 모델”

- 잘못 했다고 인식하면 고친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삼인성호 같은 것도 있을 수 있겠네요?
“일시적으로는 일어날 수 있지만 전 세계 사용자가 1억 명이라고 그랬잖아요. 그러니까 모든 사람이 그렇게 거짓말하고 속이려고 하지 않는 이상 이 친구가 그런 데이터 분석에 있어서 한두 명이 말한다고 그렇게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 스마트폰에 빅스비나 시리가 있는데 이들과 챗GPT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요?
“빅스비나 시리는 지금까지 문장 중심으로 학습해 왔고 문장 중심으로 답변합니다. 그러나 이 GPT는 문단 단위로 학습을 해왔고 문단 단위로 표현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에세이를 쓸 수 있죠. 시리는 길게 얘기하지 못해요. 그리고 학습할 때도 문장 단위로 학습을 했기 때문에 전후 문맥들을 잘 몰라요. 그래서 대단히 제한적인 인공지능 자연어라고 본다면 GPT는 완전 진일보해 질적으로 다른 언어 모델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 챗GPT는 창의력이 있다던데 어떻게 가능하죠?
“창의력이라고 하는 건 우리가 인간만이 가진 거라고 얘기를 하죠, 사실 GPT가 스스로 그림을 만들어내다 보니 창의력이 있다고 얘기하는데 GPT에 있는 G는 generative잖아요. 그건 크리에이티브하고 다른 거예요. generative는 제작해주는 거예요. 만들어주는 건데 누가 만들어주냐면 창의력을 가지고 우리가 프롬프트라고 하죠. 여기에 얼마나 창의적인 질문을 해주는가에 따라서 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어요.”

- 우리가 어떻게 입력하느냐에 따라 그건 달라지는 거네요?
“그렇죠. 중요한 것은 인간이 입력하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것을 영어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해요. 최근에 영국 같은 경우는 법률사무소에서 입력 잘하는 사람 연봉 25만 달러에 고용하는 공고를 냈어요. 입력 능력이 되게 뛰어난 사람들은 앞으로 되게 중요하게 되고 이런 사람들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의 격차가 심해지는 것이고 이런 것도 되게 심각한 문제죠.
사실 챗GPT 유료 서비스는 20달러로 넷플릭스보다 비싸잖아요. 이걸 매달 돈 내고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여기에 있어서 빈부 격차에 의한 인공지능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죠. 이게 되게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질문을 잘 던지냐 못 던지냐에 대한 사회적 격차가 발생할 수 있고 유료 서비스로 쓸 경우 돈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인공지능의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냐 없냐의 부분에서 발생할 수 있죠.”

- 유료 서비스를 받을 정도로 필요할까요?
“스마트폰은 과거 피처폰 비해서 10배 이상 비쌉니다. 지금도 100만 원 넘잖아요. 그런데도 다들 사잖아요. 그리고 매달 통신료 5~7만 원 내고 있잖아요. 그런 거와 같습니다.”

“챗GPT는 OS와 비슷해”

- 잘 이해가 안 가네요.
“왜 그러냐면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핵심은 뭐냐면 챗GPT는 우리가 쓰는 게 아니에요. 챗GPT하고 연결된 미드저니를 쓸 수 있고 챗GPT 통해서 파워포인트를 쓸 수 있고요, 그럼, 일상적인 업무에서 되게 도움이 많이 된단 말이에요. 챗GPT는 우리가 볼 때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OS와 비슷한 거예요. 그러니까 아이폰에 있는 IOS라든지 또는 우리가 삼성 갤럭시폰에 있는 안드로이드 OS가 기본으로 깔린 거고 그 위에 수많은 응용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 응용 프로그램들이 사람들의 일상에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신다면 이건 누구나 가져야 하는 거고 누구나 쓸 수 있어야 되는 거죠.”

- 나이 드신 분들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나요?
“근데 기술이라는 건 점점 쉬워집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 나왔을 때 어르신들한테 갖다주면 전화하는 것밖에 못 해요.  아직도 그러시는 분들 많아요. 근데 점점 유튜브도 보실 수 있고 카톡도 하실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점점 기능들이 쉬워집니다. 그렇게 되면 다양한 걸 쓸 수가 있겠죠.
상상해 보죠. 미국에 있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챗GPT를 쓰면서 수업받아요. 한국은 챗GPT를 고등학교 때까지 금지시켰어요. 학교에서 못 써요. 학업 마쳤을 때 같은 학생들 수준일까요? 누가 더 뛰어나다는 말씀은 못 드리겠는데 다른 공부를 했을 거예요. 미국 친구들은 이미 암기할 이유가 전혀 없는 거죠. 우리가 암기하고 있는 동안 암기 이외의 것을 공부했겠죠. 그렇기 때문에는 분명히 그 이후에 다른 사람들이 돼 있을 거라는 거예요.”

- 예를 들어 학교에서 선생님이 수업하는 걸 챗GPT가 정리해 줄 수도 있나요?
“그럼요. 그런 걸 요약해 줄 수 있죠. 요약하는 건 챗GPT의 가장 기본적으로 잘하고 있는 기능들이죠. 예를 들면 강의를 녹음했어요. 그러면 클로바노트에서 그 녹음한 거 다 풀어주잖아요.”

“인공지능에 지배당할 날은 오지 않아”

- 인공지능에 인간이 지배당할 날이 올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 날은 안 올 거예요. 저는 인공지능을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도구가 우리를 지배하지 않아요. 어떻게 이걸 활용할 수 있고 잘 응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지 인공지능은 마술도 아니고, 도구예요. 지금까지 있었던 가장 큰 문제가 미디어는 맨날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시대’,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이라고 하죠. 하지만 이런 건 다 SF 소설에서 나오는 잘못된 상상력들이에요.
과연 GPT가 지식을 갖고 있느냐면 저는 지식이라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지식이라고 하는 건 텍스트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내가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도 경험해야 하는 거예요. A란 사람에 대해서 내가 정보를 알고 있어도 만약 사귀려면 만나 눈빛 보고 태도 보고 여러 가지를 경험해봤을 때 그 사람의 태도도 내 마음에 들어야 되고 이런 게 존재할 때 그 사람에 대한 지식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저 사람은 모르는 것 같아’라는 얘기가 나오잖아요. 이런 것처럼 지식을 한다는 건 단순한 정보 몇 가지만으로 되는 건 아니라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인간과 똑같은 지능 능력과 사고 능력을 가진 컴퓨터는 당분간 오지는 않을 거라고 보고 영원히도 안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챗GPT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우선 우리가 GPT라고 할 때 P가 프리트레인드예요. 사전에 학습된 솜씨의 집합인데 이걸 표현해 주는 것이 파라미터라는 거예요. 우리가 1차 함수에서 Y=X+B할 때 A하고 B를 파라미터라고 얘기하는데 지금 챗GPT에서 GPT3 같은 경우 이것이 상상하기 어려운 1,750억 개를 갖고 있어요. 이것이 훨씬 더 좋다는 건데 GPT4 올해 나올 건 100조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니까 훨씬 더 자연스럽게 말하고 훨씬 더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가공할 수준으로 인간하고 유사하게 말할 거라고 보고 있어요. 그러나 저는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제가 아까 챗GPT는 OS 같다고 그랬잖아요. OS가 버전업 되는 것처럼 10년 전에 스마트폰하고 지금의 스마트폰은 질적으로 달라요. 이것처럼 분명히 질적으로 다르게 계속해서 진화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큰 변화가 오고 있다는 거고, 단순하게 챗봇의 어떤 진화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제가 말씀드렸듯이 아이폰의 출현처럼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만을 바꾼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경제 질서까지도 바꾸고 있거든요. 과거에 박테크 기업들이 어떻게 큰 기업이 될 수 있었겠어요. 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그런 일이 발생한 것처럼 챗GPT 같은 경우 아이폰의 발견하고 저는 맞먹는 발견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산업 질서를 바꿨던 것처럼 근본적인 산업 질서를 많이 바꿀 거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대응해야 해요. 그리고 아까 말했던 인공지능 격차가 발생할 수 있어요. 그건 국가 간의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고 사람 간에도 발생할 수도 있고 세대 간에도 발생할 수 있죠. 이런 사회적 갈등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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