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함식은 군 통수권자가 함대와 장병을 사열하는 의식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가 대형 호위함 ‘이즈모’에 올라 오전 11시5분쯤 갑판 사열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관함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중략)
이날 관함식에는 주최국 일본을 포함해 한국, 미국, 캐나다, 호주, 인도 등 12개국이 참가했다. 한국 해군이 파견한 최신예 군수지원함 ‘소양함’은 12개국 중 9번째 순서로 항해했다. 유튜브로 중계된 영상에서 한국 해군은 다른 나라 해군들과 마찬가지로 기시다 총리가 탑승한 이즈모를 향해 거수경례했다. (이하 생략⋅출전 경향신문)
□ 욱일기: 햇살 치미는(旭) 날(日)이란 상징을 담은 깃발(旗)
우리 해군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旭日旗)에 경례를 했습니다. 저 욱일기 아래 일제 36년을 짓밟혔던 우리로서는 치욕일진데 대한민국 정부는 국제 사회의 냉엄한 질서(?)라는 인식 때문인지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국제관함식에 참석해 욱일기에 경례를 했습니다.
일본의 군기(軍旗) 욱일기는 일본어로는 ‘교쿠지쓰키(きょくじつき)’라고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까지 일본의 육군과 해군에서 군기로 사용했습니다. 독일이 나치스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Hakenkreuz)의 사용을 금기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1954년 이후 다시 육상자위대와 해상자위대의 군기인 자위대기와 자위함 기를 욱일기의 문양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거죠.
우리는 욱일이라는 한자를 잘 쓰지 않습니다. '승승장구한다'는 뜻을 담은 '욱일승천(昇天)' 정도나 쓸까요? '조선왕조실록'에도 '욱일'이란 단어는 없다시피 합니다.
세종실록에 "황제의 덕이 널리 퍼지매 그 은혜 온 누리를 뻗쳐 덮었고…그 총명(聰明)은 순(舜)과 같으시고…인(仁)으로 만물의 화육(化育)을 돈독히 하시니 수레와 문자가 천하에 통일을 보았고…성교(聲敎)는 욱일(旭日)이 승천하듯 하는데…"라고 명 황제를 극칭송하는 문장이 나옵니다. 사대로 소중화를 자처했으니 황제=용이었습니다. 그러니 '욱일승천'이라는 최상급 용어를 쓴 거죠.
나라가 힘이 없으면 모진 수모를 당합니다. 뼛속 깊이 숭명(崇明) 사상에 젖은 조선의 사대부들이 명나라가 망했어도 '충군'을 자처하며 자기 백성의 고혈을 빨아 명나라 제사를 지내다 결국 임진왜란을 맞고, 식민지로 전락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그 욱일기를 걷어내고 대등한 입장에 겨우 접근했는데 때 아니게 '알아서 기는' 자세를 보임은 왜일까요. 외교상의 실리를 꼭 이런 비굴한 방법으로 취해야 할까요?
한국 및 동남아 국가에 사과는 커녕 여전히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는 일본. 그들은 욱일기로 신성(神性)을 드러내려 합니다. 그러나 그 욱일기는 전범의 아이콘에 지나지 않습니다. 불행히도 우리의 적은 항상 내부에 있습니다. 마치 친일파가 나라 팔아먹은 것처럼 말입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가 일제강점기 '욱구(旭丘=해 돋는 언덕)'라는 교명이었습니다. 학교 다닐 당시 본국으로 돌아간 일본인들이 모교인 옛 욱구학교에 와서 동창회를 하곤 했죠. 욱일기 게양 않은 게 다행인가요. 씁쓸한 일이었습니다.
旭 : 햇살 치밀 욱
日 : 날 일
전정희 편집위원 lakaja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