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3일 (5)
[기자수첩] 불법 눈감고 혜택만 누리고 싶은 동학개미

[기자수첩] 불법 눈감고 혜택만 누리고 싶은 동학개미

승인 2020-12-24 16:19:01 수정 2020-12-29 11:22:32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최근 수십 개의 SNS 주식 리딩방에 들어가 봤다.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영업 행태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며칠간 채팅방에서 머무르면서 비정상적이거나, 불법적인 투자자문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리딩방 운영자들의 종목추천 행태는 기가 막힐 정도였다. 말도 안 되는 테마주를 추천하고, 급등 종목에 올라타 추가 상승을 얻도록 지도하는 식이다. 주식 거래 방법만 겨우 아는 투자자들에게 이런 방식으로 잠시 수익을 보게 해주고, 유료 서비스로 유도했다. 많게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서비스 이용료도 기가 막혔다. 그리고 당혹스러운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막무가내식 투자행태였다.

리딩방에 있는 수백 명의 투자자들은 대체로 투자지식 습득을 원하지 않았다. 일부 리딩방 운영진 중에서는 틈틈이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 수요를 조사하는 질문에는 2~3명이 좋다고 대답했고, 대체로 호응이 없었다. 종목추천을 하겠다고 할 때는 순식간에 수십, 수백 명이 동시에 응답하는 것과는 정 반대인 모습이었다. 투자교육과 정보를 위주로 운영되는 주식방에서는 투자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주식 멘토님, 그런 복잡한 거 말해도 잘 모르고요. 종목 추천 언제 할 건데요. OO바이오 얼마에 사야하는 지만 알려줘요”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 두 가지. 주식 매수가격과 매도 시점이었다.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기 위해서 필수 지식에는 관심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투자지식에 무지한 상태에서 유사투자자문업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면,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취재 과정에서 리딩 업체에 수백, 수천만 원을 바치고도 주식 손실을 면치 못한 이들을 수두룩하게 목격했다.

무료 종목 추천방이라고 마냥 안심할 수도 없다. 불법 시세조종에 이용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불법에 연루되면 사기단과 함께 수사기관에 넘겨질 수도 있다. 그래도 그저 수익만 나면 그만이라고 할 텐가.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투자 태도와 의식을 갖추지 않으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아무리 처벌과 감시에 나서도 무용하다. 불법 리딩 업체를 잘 모르고 의존하다가 손해를 보고 나서 “이 모든 게 금융당국이 처벌을 안한 탓”이라고 비판해도, 잃어버린 내 투자금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정보의 홍수 시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투자공부를 하고, 합리적인 투자판단 역량을 갖출 기회가 열려있다. 합리적인 투자자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