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2일 (0)
체육단체·공연계·선관위 대관료까지…‘봉쇄 시위’ 피해 불어나는데 책임은 누가

체육단체·공연계·선관위 대관료까지…‘봉쇄 시위’ 피해 불어나는데 책임은 누가

“업무방해 책임져야” vs “주동자 특정 난제”...‘주최 없는 시위’ 과제

승인 2026-07-08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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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경찰이 국조특위 현장조사를 앞두고 출입로를 확보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경찰이 국조특위 현장조사를 앞두고 출입로를 확보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시위대가 한 달 넘게 점거하며 대관료 손실과 행정 마비 등 사회적비용이 불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법 업무방해 행위를 주도하거나 가담한 참가자 개개인에게 법적 책임을 물 가능성도 나온다.

7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와 관련해 현재까지 추정된 피해 금액은 41억원에 달한다. 회원종목단체별 구체적인 피해 현황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번 달 내로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불특정 다수가 모인 시위라 누구 하나 붙잡고 책임을 물기 어렵기 때문에 참가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9개 종목단체의 선수단 지원 및 대회 운영 차질 등 피해 규모를 산정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책임 있는 행정 조치와 피해 보상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핸드볼협회와 대한펜싱협회, 대한우슈협회, 대한당구연맹 등 대한체육회 산하 9개 종목단체들은 핸드볼경기장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5일부터 시위대가 개표소로 쓰인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에 나서면서 사무실 출입이 불가능해졌다. 선수 급여 지급이나 공과금 납부 등 회계 처리가 마비되는 등 한달 이상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9개 종목단체들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해준 임시 사무처에서 업무를 3주째 이어가고 있다.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경찰이 국조특위 현장조사를 앞두고 출입로를 확보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경찰이 국조특위 현장조사를 앞두고 출입로를 확보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피해는 문화예술계로도 번지고 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민체육진흥공단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시위 여파로 취소된 공연·행사는 7건, 장소변경은 1건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한 손실액은 2억8500만원으로 추산됐다. 해당 자료에는 대관 취소·변경 외에 공연사와 관람객들이 직접 입은 세부 피해 내역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떠안게 될 대관료 규모도 늘고 있다. 서 의원실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는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대관료로 1500만원을 납부했다. 당초 계약기간은 지난달 1일 오전 7시부터 지난 4일 오전 7시까지였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면서 선관위는 이날까지도 시설을 반환하지 못하고 있다. 핸드볼경기장 시설 주체가 산출한 지난달 30일까지의 대관료 예상 금액은 1억756만4700원이다. 계약 금액 대비 700%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만큼 추산 대관료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이중 선관위가 납부할 금액은 아직 산정되지 않았다.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경찰이 국조특위 현장조사를 앞두고 출입로를 확보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경찰이 국조특위 현장조사를 앞두고 출입로를 확보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피해가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시위 참가자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림픽 공원 시위와 관련해 총 83건(186명)의 사건이 접수됐다. 현재 71건(176명)은 수사 중이며 12건은 종결됐다.

경찰관에게 침을 뱉으며 공무집행을 방해한 40대 여성이 지난 29일 구속 송치된 데 이어, 국회 국조특위의 조사를 방해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60대 남성도 지난 4일 구속됐다.

시위 현장에서 불법 행위자들에 대한 구속이 이어지면서 법조계에서는 향후 불법 점거에 가담한 참가자 개개인에게 어디까지 법적 책임을 지울 수 있을지를 두고 공방이 오가고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회의 자유가 타인의 업무방해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고의로 출입을 막고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주최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연설을 한다거나 군중에게 행동을 지시한 사람을 주도자로 볼 수 있다”며 “CCTV나 경찰의 채증 활동을 통해서 충분히 주도자 특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시위대의 특성상 실질적인 처벌이나 손해배상 청구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봉쇄 시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가 성립하려면 구체적인 피해 입증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산정이 어려울 수 있다”며 “체육단체나 선관위가 시위 참가자들을 특정하는 것도 난제라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은 손해배상 등 법적 쟁점에 매몰되기보다 이 초유의 마비 사태를 신속히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제언했다.

유정민 기자 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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